10. 천택리(天澤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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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자를 따르다 』
○ 세상은 위험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겠지
○ 만, 그러나 죽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죽는 수도 있
○ 습니다. 하루에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수십명씩 나옵
니다. 거기에 내가 끼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그렇지만 위험의 이치를 알면, 비록 범의 꼬리를 밟
○ 는 것과 같은 위험에 처하더라도, 범에 물려 죽임을
○ 당하는 일은 피할 수가 있습니다.
천택리(天澤履)
이(履)의 괘는 유순함이 굳센 것을 따르는 형상이다.
충심으로 기꺼이 선인들을 따른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위험을 범하더라도 물려 죽지는 않고 뜻을 이룰
수가 있다. 오양(五陽)은 중정(中正)의 위치에 있어
서 강건, 중정의 덕을 나타내며 천자의 자리에 올라
도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 빛은 널리 천하에 빛
나리라.
履虎尾不□人. 亨. 象曰, 履柔履剛也. 說
而應乎乾. 是以履虎尾不□人, 亨. 剛中正,
履常位而不구, 光明也.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위험하게 하는 것들은 도
처에 있습니다. 가만히 서있을 때는 공기가 우리를 괴롭힌다는 것
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속력을 내서 질주하면
공기가 얼굴에 맞부딪쳐 피부가 따갑고 눈을 뜨기가 곤란해 집니
다. 또 수영을 배우기 위해서 수영장에서 한 일년 연습을 하여 어
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을지라도, 막상 바다에 가서 헤엄을 치면
파도와 수압에 의해 자신이 의도했던 목적지까지 가기가 의외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명확한 뜻을 세우고 그것을 세상에 펼쳐야겠다는 신념
을 확고히 구축하였을 지라도, 막상 세상과 부딛치면 세상으로부
터 오는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때 자기 옳은 것만 믿고 세상의
압력을 무시하고 저돌적으로 나가면 끝내는 그 압력에 자신이 다
쳐서 쓰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오토바이를 타기 전에 달리는 오토
바이가 공기의 저항을 받는 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화이바를 구
해서 착용해야 하는 것처럼, 바다에서 수영을 하려면 파도가 치므
로 그 파도를 극복하기 위해 오리발, 물안경 등의 장구를 갖추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처럼, 세상에 나아갈 때는 세상의 법칙를 먼저
이해하고 느낀 다음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64괘중 [풍천소축]까지는 외부로 나아가기 전 내부를 정비하는
단계였습니다. 그래서 뜻을 세우고, 지혜를 기르고, 실력을 갖추
어, 나가면서 자기 기반을 하나씩 하나씩 다져서 드디어 [풍천소
축]에 이르러 작은 기반이 구축되었습니다. 이제 그 기반을 바탕
으로 세상을 향해 뻗어 나아가는 시점에 온 것입니다. 그러나 아
무리 자신이 옳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세상 나름대로의 법도와 작
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법도와 작용을 먼저 이해하고 나아가야
지 그렇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 바로
[천택리]입니다.
우리의 생활반경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은 자신에게는 대
단히 중요한 일이지만 남들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대
학 입학 시험에 떨어지는 것은 자신에게는 큰 일인 것같지만 통
계적으로 보아서 큰 일도 아닙니다. 대학 입학 시험에 80만이 보
아서 30만이 붙고 50만이 떨어져 나갑니다. 자신이 그 50만 가운
데 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자신이 그것
을 무슨 대단한 충격으로 생각해서 그로 인해 마음이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움직이는 사람은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입니다.
주변상황에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변하는 자신의 심정에 자
기 영혼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신을 건질 수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해괴망측하다고 하더라도 하늘은 한가지 메카니즘
으로 움직일 뿐이지 수많은 법칙으로 운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
문에 많은 것 안에 파묻혀서 하늘의 장난에 자기 자신이 희생되
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자신을 구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구했을 때 주역이 말하고 있는 하늘의 세계
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의 운행은 하나의 메카니
즘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그 메카니즘을 분명히 알아라
라는 것이 천택리입니다.
"이(履)의 괘는 유순함이 굳센 것을 따르는 형상이다." 천(天)
은 하늘이고 택(澤)은 물입니다. 하늘 밑에 물이 있습니다. 이 물
은 하늘을 떠나야만 합니다. 천은 모두 다 양효로 이루어진 양성
괘이고, 택은 양효 두 개에 음효 하나로 이루어진 음성 괘입니다.
따라서 천택이는 아래의 연못이 여성의 유순함을 가지고 하늘을
따르는 형상입니다. 그러나 하늘을 따른다는 것이 단순히 무턱대
고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법칙을 따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늘의 법칙을 잘 알아야만 따를 수 있습니다. 즉 이치를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지만이 하늘로 오를 수 있다는 이야
기입니다.
물은 하늘로 오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는, 물은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물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 있습
니다. 그러나 비가 오는 것은 반드시 그 이면에 비가 전부다 위로
올라갔기 때문에 내려오는 것입니다. 즉 비가 내리는 데는 반드시
물을 올려놓은 법칙이 있는 것입니다. 물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것
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분명
히 물은 하늘로 올라갑니다. 물을 하늘로 올려낸 법칙, 그 법칙을
파악하고 따라야만 물이 하늘로 오를 수 있습니다.
"충심으로 기꺼이 선인들을 따른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위험
을 범하더라도 물려 죽지는 않고 뜻을 이룰 수가 있다." 세상은
내가 하겠다고 해서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되어지게
끔 하는 법칙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메카니즘을 찾는다면 아무
리 위험한 일이 있더라도 위험에 빠지지 않고 능히 그 위험을 극
복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위험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겠지만, 그러나 죽
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죽는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수십명씩 나옵니다. 거기에 내가 끼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험의 이치를 알면, 비록 범의 꼬리를 밟는
것과 같은 위험에 처하더라도, 범에 물려 죽임을 당하는 일은 피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대상. 하늘은 위로, 연못은 아래로, 이것이 [이]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상하 귀천의 신분
제도를 밝히고, 예의를 정해서 백성에게 질서의 관념
을 심어준다.
象曰, 上天下澤履. 君子以辨上下. 定民志.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상하 귀천의 신분제도를 밝히고, 예의
를 정해서 백성에게 질서의 관념을 심어준다." 군자가 이 괘를 보
고 상하 귀천의 신분제도를 밝히는 것은 바로 천리(天理)에 의해
서 나타나는 그 이치를 밝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이치에 인
간이 유순하게 따를 수 있도록 행동의 법도를 정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도덕, 윤리, 법질서 이와같은 것들은 사실 자연의 이치에 인간
이 쉽게 순응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도입니다. 그것은 천리
를 바탕으로 인간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그
래서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우주의 법칙을 알고, 그 법칙에 의해
예의를 정하고 질서 관념을 심어, 인민의 마음을 안정시켜 세상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간다고 했습니다.
첫번째 양효. 순수한 마음으로 홀로 바른 길을 걸어
간다. 전진하여 허물이 없다.
初九, 素履. 往无咎. 象曰, 素履之往, 獨
行願也.
첫번째 양효입니다. [양]의 자리에 양효가 있어 이 땅에 자기의
뜻이 확실함을 나타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홀로 바른 길을 걸
어간다." 그래서 뜻이 확실한 자기를 믿고 홀로 걸어가도 조금도
거칠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뜻이 의당 있어야할 곳에 있는
옳은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 옳은 뜻을 세상이 아무리 헐뜯는다고
하더라도 당당히 걸어가라는 말입니다.
두번째 양효. 겸손한 태도로 홀로 큰 길을 성의있게
걸어간다. 가슴속의 바른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여
변함이 없으면 길하리라.
九二, 履道坦坦. 幽人貞吉. 象曰, 幽人貞
吉, 中不自亂也.
두번째 양효입니다. 여기는 원래 음의 자리입니다. 음의 자리에
양이 가므로 사실은 주저해야할 때에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의
세계에서 수많은 비난이 오게 됩니다. 그러나 이 비난이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그 뜻을 잃지 않고 나아가면 허물이 없다는 것입
니다.
"겸손한 태도로 홀로 큰 길을 성의있게 걸어간다." 여기서는 겸
손해야 합니다. 음의 자리에 양이 있기 때문에 원래 제자리가 아
니어서 스스로를 잘 살펴야 됩니다. 그리고 "가슴속의 바른 마음
이" 유혹이나 소란함에 흔들리지 아니하여 "변함이 없으면 길하
다." 라는 것입니다.
세번째 음효. 애꾸눈과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고 뽐낸다. 이런자와 행동을
같이 할 수 없다. 자기의 비재(非才)를 돌보지 않고
함부로 나간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아 물려 죽을 것이
다. 흉하다. 무인(武人)이 군주가 된 것같다. 너무
강한 것만을 내세워서는 영속될 수가 없다.
六三, 묘能視, 跛能履. 履虎尾□人. 凶.
武人爲于大君. 象曰, 묘能視, 不足以有明
也. 跛能履, 不足以與行也. □人之凶, 位
不當也. 武人爲于大君, 志剛也.
[양]의 자리에 [음]이 왔습니다. [양]의 자리에 [음]이 오면 나
갈 것이 나가지 않고 쓸데없는게 나가기 쉽습니다. 여기는 양의
자리이기 때문에 뭔가 내보내야 합니다. 옳바르게 되려면 뜻이 나
와야 되는데, 음이기 때문에 음으로부터 들어 오는 자기가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잘났다고 나가게 되며, 이렇게 되면 주위
로부터 핍박을 받아 매우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애꾸눈과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고
뽐낸다. 이런자와 행동을 같이 할 수 없다. 자기의 비재(非才)를
돌보지 않고 함부로 나간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아 물려 죽을 것
이다." 애꾸눈,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
고 자만한다면, 즉 자기의 재능을 돌아볼 줄 모르고 부족한 점을
살펴서 보완하지 않는 사람은 함부로 행동하다가 범의 꼬리를 밟
고 교살될 것입니다.
자만하면 그 생각이 너무 강하기만 하여 위험합니다. 잘 된다고
언덕에서 내리막길로 있는 힘껏 뛰면 도리어 자신을 못이겨 넘어
지게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반성하며 세상에 맞추어 갈 수 있어
야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 법입니다.
"무인(武人)이 군주가 된 것같다. 너무 강한 것만을 내세워서는
영속될 수가 없다." 아무리 자기의 가는 힘이 강하더라도 스스로
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조심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세번째 효
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일단 다시 점검하고, 자기 자신이 어떤점
이 부족한가, 잘 될 때는 뭔가 위험한 상태가 아닌가를 점검하라
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가까와지면 죽기 하루나 이틀전에 갑자기 생
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촛불도 다타서 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
달아 오릅니다. 그것은 우리 몸에 있는 에너지가 몸을 빠져 나갈
때쯤 되면 몸에서 떨어져 나가기 위해 힘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
다. 내보내는 힘이 있기 위해서 잠시 생기가 도는 것입니다. 따라
서 이 때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늙은이가 갑자기 힘이 펄펄 난
다면 곧 꺼져 버리기 직전의 상태입니다.
우리는 갑자기 기분좋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또 너무 침울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지 음양이 적당히 조화를 맞추어야지,
양성 기운쪽으로만 나가면 몸이 망가지고, 음성 기운쪽으로만 나
아가면 존재가 녹슬어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적당히 그 상태를
맞추어 나가야 되며, 상황에 의해서 벌어지는 세계를 면밀히 관찰
하라는 것이 바로 [천택리]입니다.
네번째 양효.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같은 마음으로
잘못을 범하지나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두려워하면
마침내는 길하여 뜻이 행하여질 것이다.
九四, 履虎尾. 소소終吉. 象曰, 소소終吉,
志行也.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같은 마음으로 잘못을 범하지나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두려워하면 마침내는 길하여 뜻이 행하여질 것이
다." 이 곳은 음의 자리인데 양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양이 있
으나 음의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의 자리에서 양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나갈때 음의 상태에서 범의 꼬리를 밟지나 않을까
하고 조심을 하면 마침내 양은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
다.
효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여섯개의 자리를 잘 보아야 합니다. 각
각의 효가 단편적으로 하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
니다. 하괘에도 천.지.인, 상괘에도 천.지.인이 있어 효가 두 번 겹
쳐서 있습니다. 왜냐면 현상은 나에 의해서 벌어질 수도 있고 세
상에 의해서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불쾌지수에 의해서 내
가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고, 또 내 기분이 원래 나쁘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을 기분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세계는 겹쳐질 수 있는 것이기에 주역은 두가지 세계를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를 잘 견뎌나가게 되면 바깥
세계가 안의 세계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역은 역순한다."라
도 말하고 있습니다.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지금 상태는 하나의 비젼을 일으킬 수
있는 단계에 와있는 것입니다. 자기 세계와 주변의 세계를 잘 살
펴서 조화를 이루어내면 주변의 세계가 자기 세계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고로 자연은 불평불만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자연의 불
평불만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자연이 행복하다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그걸 들은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행복합니다. 자연의 행복이 나한테 오기 위해서는 결국은 누가 하
느냐? 내가 해야 됩니다. 세번째의 효에서는 자기 세계를 잘 다스
리지 못하면 범의 꼬리를 밟아 목숨을 잃게 된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 효에서는 범의 꼬리를 밟더라도 신중함을 잃지 않으면 위험
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세번째 효는 위험의 요소가 내게 있었
고, 네번째 효는 위험의 요소가 주변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번째 양효. 주저없이 결단하여 이행하려 한다.
바른 일일지라도 위험은 있는 것이다. 강한 자가 군
주의 지위에 있으니 그 지위는 정당하다. 그러나 강
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九五, 決履. 貞려. 象曰, 決履, 貞려, 位正
當也.
"강한 자가 군주의 지위에 있으니 그 지위는 정당하다. 그러나
강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다섯번째 양효입니다. 마
땅히 [양]이 있을 자리에 [양]이 있으며 제일 높은 자리에 있습
니다. 그러나 대응관계에 있는 두번째 자리에 같은 양효가 있어
밀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제자리에 왕이 앉았다 하더라도 왕밑
에 장수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섯번째 양효는, 강한 자
가 군주의 지위에 있어 정당하므로 주저없이 결단하여 행하려 하
나, 도전하는 신하가 있어 위험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
른 것은 강하게 갖더라도 그것을 밀어내려는 세계도 항상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법칙을 알지 못하면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왕이라고 해서 왕의 자리가 반드시 자기 자리라고 생각
해서는 안됩니다. 언젠가 반란이 일어나서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올만한 사람이 오기 위해서 왕을 제거했다는 것은 말
이 되지만, 왕만 제거하면 내가 왕이 된다는 것은 절대 보장이 없
습니다. 반란을 일으켜 왕을 쫓아내면 자신이 왕이될 것 같은데,
실제로 왕을 쫓아내면 자신도 얼마 안있다가 쫓겨나게 됩니다. 자
연의 방정식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법칙을 알고 이
러한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됩니다.
천택리는 그런 법칙을 모르고 마냥 내자리라고 생각하고 앉아
있으면 언젠가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단 너를 밀어낸 자가 네 자
리에 앉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
리는 포용력을 갖고 세상일을 자기 일처럼 아끼듯이 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 가든지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에 자기 사랑은 자기가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
자가 시집을 가서 시부모 및 시댁과 반목을 해서는 안됩니다. 거
기서 수용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자가 이러한 덕을 갖추
지 못하면 아무리 여자가 학벌이 좋고 미모가 뛰어나고 집안에
돈이 많아도 결국 시집에서 밀려나 외롭게 되어 버립니다. 또 요
즈음 들어 부잣집 딸 좋아하는 시댁이 많은데, 그런 것 바라는 남
자치고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도 이 괘는 지금 증명해주고 있습
니다. 그런 사람은 얼마후 여자가 암에 걸려 죽든가 하여 홀아비
가 되는 것으로 인생을 끝내게 됩니다. 신은 그런 걸 아주 교묘하
게 만들어 놓고 황당히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신
은 인간이 뭐가 옳고 뭐가 그르다 하고 경우 따지는 것에 꿈적도
안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의 세계를 잘
관찰해서 신의 편에 서서 인간사를 모면해 가야지, 인간 편에 서
서 세상은 불공평하다느니 하는 얘기를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
니다.
"강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음성기운을 포
용하고 있어야 하는데 음을 포용하고 있지 못하다라는 이야기입
니다. 신은 장난하지만 그것은 공평한 장난이지 결코 어설픈 장난
이 아닙니다.
여섯번째 양효. 행동을 반성하여 길흉화복의 증상을
상고한다. 그리하여 잘못된 것을 고친다. 크게 길하
다. 큰 경사가 있으리라.
上九, 視履考祥. 其旅元吉 象曰, 元吉在
上, 大有□也.
"행동을 반성하여 길흉화복의 증상을 상고한다." 우리가 주역을
읽는 이유도 결국 자연의 이치를, 신의 세계의 성리를 알기 위해
서입니다. 이곳은 음의 자리인데 양이 있습니다. 이 세계에 뜻을
계속 펼친다는 뜻입니다. 펼칠 뿐만 아니라 음의 자리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심사숙고합니다. 특히 상응하는 관계에 있는 세번째 효
가 음효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자
신의 기분은 마음대로 나가려 하는데 상황을 잘 살펴보고 스스로
반성하여 상황에 맞추어 나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
로 크게 길하고 마지막에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택리]는 이치를 따름으로써 세상으로부터 오는 위험과 불안,
근심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천택리]의
미래상은 하늘이 밑으로 내려오고,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기 때
문에 결국 내가 뜻하였던 것이 세상에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음
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뜻을 꿋꿋이 밀고 나가면서도 세
상으로부터의 유혹과 비난을 견디고, 또 자기 잘난 마음에 빠지지
말며, 겸허한 자세로 자연의 법칙을 배우고 따라야만 이룰 수 있
을 것입니다.
유성..
○ 세상은 위험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겠지
○ 만, 그러나 죽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죽는 수도 있
○ 습니다. 하루에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수십명씩 나옵
니다. 거기에 내가 끼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그렇지만 위험의 이치를 알면, 비록 범의 꼬리를 밟
○ 는 것과 같은 위험에 처하더라도, 범에 물려 죽임을
○ 당하는 일은 피할 수가 있습니다.
천택리(天澤履)
이(履)의 괘는 유순함이 굳센 것을 따르는 형상이다.
충심으로 기꺼이 선인들을 따른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위험을 범하더라도 물려 죽지는 않고 뜻을 이룰
수가 있다. 오양(五陽)은 중정(中正)의 위치에 있어
서 강건, 중정의 덕을 나타내며 천자의 자리에 올라
도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 빛은 널리 천하에 빛
나리라.
履虎尾不□人. 亨. 象曰, 履柔履剛也. 說
而應乎乾. 是以履虎尾不□人, 亨. 剛中正,
履常位而不구, 光明也.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위험하게 하는 것들은 도
처에 있습니다. 가만히 서있을 때는 공기가 우리를 괴롭힌다는 것
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속력을 내서 질주하면
공기가 얼굴에 맞부딪쳐 피부가 따갑고 눈을 뜨기가 곤란해 집니
다. 또 수영을 배우기 위해서 수영장에서 한 일년 연습을 하여 어
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을지라도, 막상 바다에 가서 헤엄을 치면
파도와 수압에 의해 자신이 의도했던 목적지까지 가기가 의외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명확한 뜻을 세우고 그것을 세상에 펼쳐야겠다는 신념
을 확고히 구축하였을 지라도, 막상 세상과 부딛치면 세상으로부
터 오는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때 자기 옳은 것만 믿고 세상의
압력을 무시하고 저돌적으로 나가면 끝내는 그 압력에 자신이 다
쳐서 쓰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오토바이를 타기 전에 달리는 오토
바이가 공기의 저항을 받는 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화이바를 구
해서 착용해야 하는 것처럼, 바다에서 수영을 하려면 파도가 치므
로 그 파도를 극복하기 위해 오리발, 물안경 등의 장구를 갖추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처럼, 세상에 나아갈 때는 세상의 법칙를 먼저
이해하고 느낀 다음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64괘중 [풍천소축]까지는 외부로 나아가기 전 내부를 정비하는
단계였습니다. 그래서 뜻을 세우고, 지혜를 기르고, 실력을 갖추
어, 나가면서 자기 기반을 하나씩 하나씩 다져서 드디어 [풍천소
축]에 이르러 작은 기반이 구축되었습니다. 이제 그 기반을 바탕
으로 세상을 향해 뻗어 나아가는 시점에 온 것입니다. 그러나 아
무리 자신이 옳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세상 나름대로의 법도와 작
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법도와 작용을 먼저 이해하고 나아가야
지 그렇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 바로
[천택리]입니다.
우리의 생활반경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은 자신에게는 대
단히 중요한 일이지만 남들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대
학 입학 시험에 떨어지는 것은 자신에게는 큰 일인 것같지만 통
계적으로 보아서 큰 일도 아닙니다. 대학 입학 시험에 80만이 보
아서 30만이 붙고 50만이 떨어져 나갑니다. 자신이 그 50만 가운
데 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자신이 그것
을 무슨 대단한 충격으로 생각해서 그로 인해 마음이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움직이는 사람은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입니다.
주변상황에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변하는 자신의 심정에 자
기 영혼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신을 건질 수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해괴망측하다고 하더라도 하늘은 한가지 메카니즘
으로 움직일 뿐이지 수많은 법칙으로 운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
문에 많은 것 안에 파묻혀서 하늘의 장난에 자기 자신이 희생되
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자신을 구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구했을 때 주역이 말하고 있는 하늘의 세계
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의 운행은 하나의 메카니
즘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그 메카니즘을 분명히 알아라
라는 것이 천택리입니다.
"이(履)의 괘는 유순함이 굳센 것을 따르는 형상이다." 천(天)
은 하늘이고 택(澤)은 물입니다. 하늘 밑에 물이 있습니다. 이 물
은 하늘을 떠나야만 합니다. 천은 모두 다 양효로 이루어진 양성
괘이고, 택은 양효 두 개에 음효 하나로 이루어진 음성 괘입니다.
따라서 천택이는 아래의 연못이 여성의 유순함을 가지고 하늘을
따르는 형상입니다. 그러나 하늘을 따른다는 것이 단순히 무턱대
고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법칙을 따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늘의 법칙을 잘 알아야만 따를 수 있습니다. 즉 이치를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지만이 하늘로 오를 수 있다는 이야
기입니다.
물은 하늘로 오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는, 물은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물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 있습
니다. 그러나 비가 오는 것은 반드시 그 이면에 비가 전부다 위로
올라갔기 때문에 내려오는 것입니다. 즉 비가 내리는 데는 반드시
물을 올려놓은 법칙이 있는 것입니다. 물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것
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분명
히 물은 하늘로 올라갑니다. 물을 하늘로 올려낸 법칙, 그 법칙을
파악하고 따라야만 물이 하늘로 오를 수 있습니다.
"충심으로 기꺼이 선인들을 따른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위험
을 범하더라도 물려 죽지는 않고 뜻을 이룰 수가 있다." 세상은
내가 하겠다고 해서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되어지게
끔 하는 법칙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메카니즘을 찾는다면 아무
리 위험한 일이 있더라도 위험에 빠지지 않고 능히 그 위험을 극
복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위험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겠지만, 그러나 죽
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죽는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수십명씩 나옵니다. 거기에 내가 끼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험의 이치를 알면, 비록 범의 꼬리를 밟는
것과 같은 위험에 처하더라도, 범에 물려 죽임을 당하는 일은 피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대상. 하늘은 위로, 연못은 아래로, 이것이 [이]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상하 귀천의 신분
제도를 밝히고, 예의를 정해서 백성에게 질서의 관념
을 심어준다.
象曰, 上天下澤履. 君子以辨上下. 定民志.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상하 귀천의 신분제도를 밝히고, 예의
를 정해서 백성에게 질서의 관념을 심어준다." 군자가 이 괘를 보
고 상하 귀천의 신분제도를 밝히는 것은 바로 천리(天理)에 의해
서 나타나는 그 이치를 밝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이치에 인
간이 유순하게 따를 수 있도록 행동의 법도를 정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도덕, 윤리, 법질서 이와같은 것들은 사실 자연의 이치에 인간
이 쉽게 순응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도입니다. 그것은 천리
를 바탕으로 인간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그
래서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우주의 법칙을 알고, 그 법칙에 의해
예의를 정하고 질서 관념을 심어, 인민의 마음을 안정시켜 세상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간다고 했습니다.
첫번째 양효. 순수한 마음으로 홀로 바른 길을 걸어
간다. 전진하여 허물이 없다.
初九, 素履. 往无咎. 象曰, 素履之往, 獨
行願也.
첫번째 양효입니다. [양]의 자리에 양효가 있어 이 땅에 자기의
뜻이 확실함을 나타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홀로 바른 길을 걸
어간다." 그래서 뜻이 확실한 자기를 믿고 홀로 걸어가도 조금도
거칠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뜻이 의당 있어야할 곳에 있는
옳은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 옳은 뜻을 세상이 아무리 헐뜯는다고
하더라도 당당히 걸어가라는 말입니다.
두번째 양효. 겸손한 태도로 홀로 큰 길을 성의있게
걸어간다. 가슴속의 바른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여
변함이 없으면 길하리라.
九二, 履道坦坦. 幽人貞吉. 象曰, 幽人貞
吉, 中不自亂也.
두번째 양효입니다. 여기는 원래 음의 자리입니다. 음의 자리에
양이 가므로 사실은 주저해야할 때에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의
세계에서 수많은 비난이 오게 됩니다. 그러나 이 비난이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그 뜻을 잃지 않고 나아가면 허물이 없다는 것입
니다.
"겸손한 태도로 홀로 큰 길을 성의있게 걸어간다." 여기서는 겸
손해야 합니다. 음의 자리에 양이 있기 때문에 원래 제자리가 아
니어서 스스로를 잘 살펴야 됩니다. 그리고 "가슴속의 바른 마음
이" 유혹이나 소란함에 흔들리지 아니하여 "변함이 없으면 길하
다." 라는 것입니다.
세번째 음효. 애꾸눈과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고 뽐낸다. 이런자와 행동을
같이 할 수 없다. 자기의 비재(非才)를 돌보지 않고
함부로 나간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아 물려 죽을 것이
다. 흉하다. 무인(武人)이 군주가 된 것같다. 너무
강한 것만을 내세워서는 영속될 수가 없다.
六三, 묘能視, 跛能履. 履虎尾□人. 凶.
武人爲于大君. 象曰, 묘能視, 不足以有明
也. 跛能履, 不足以與行也. □人之凶, 位
不當也. 武人爲于大君, 志剛也.
[양]의 자리에 [음]이 왔습니다. [양]의 자리에 [음]이 오면 나
갈 것이 나가지 않고 쓸데없는게 나가기 쉽습니다. 여기는 양의
자리이기 때문에 뭔가 내보내야 합니다. 옳바르게 되려면 뜻이 나
와야 되는데, 음이기 때문에 음으로부터 들어 오는 자기가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잘났다고 나가게 되며, 이렇게 되면 주위
로부터 핍박을 받아 매우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애꾸눈과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고
뽐낸다. 이런자와 행동을 같이 할 수 없다. 자기의 비재(非才)를
돌보지 않고 함부로 나간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아 물려 죽을 것
이다." 애꾸눈, 절름발이 이면서 남보다 더 잘 보며, 더 잘 걷는다
고 자만한다면, 즉 자기의 재능을 돌아볼 줄 모르고 부족한 점을
살펴서 보완하지 않는 사람은 함부로 행동하다가 범의 꼬리를 밟
고 교살될 것입니다.
자만하면 그 생각이 너무 강하기만 하여 위험합니다. 잘 된다고
언덕에서 내리막길로 있는 힘껏 뛰면 도리어 자신을 못이겨 넘어
지게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반성하며 세상에 맞추어 갈 수 있어
야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 법입니다.
"무인(武人)이 군주가 된 것같다. 너무 강한 것만을 내세워서는
영속될 수가 없다." 아무리 자기의 가는 힘이 강하더라도 스스로
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조심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세번째 효
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일단 다시 점검하고, 자기 자신이 어떤점
이 부족한가, 잘 될 때는 뭔가 위험한 상태가 아닌가를 점검하라
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가까와지면 죽기 하루나 이틀전에 갑자기 생
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촛불도 다타서 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
달아 오릅니다. 그것은 우리 몸에 있는 에너지가 몸을 빠져 나갈
때쯤 되면 몸에서 떨어져 나가기 위해 힘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
다. 내보내는 힘이 있기 위해서 잠시 생기가 도는 것입니다. 따라
서 이 때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늙은이가 갑자기 힘이 펄펄 난
다면 곧 꺼져 버리기 직전의 상태입니다.
우리는 갑자기 기분좋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또 너무 침울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지 음양이 적당히 조화를 맞추어야지,
양성 기운쪽으로만 나가면 몸이 망가지고, 음성 기운쪽으로만 나
아가면 존재가 녹슬어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적당히 그 상태를
맞추어 나가야 되며, 상황에 의해서 벌어지는 세계를 면밀히 관찰
하라는 것이 바로 [천택리]입니다.
네번째 양효.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같은 마음으로
잘못을 범하지나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두려워하면
마침내는 길하여 뜻이 행하여질 것이다.
九四, 履虎尾. 소소終吉. 象曰, 소소終吉,
志行也.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같은 마음으로 잘못을 범하지나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두려워하면 마침내는 길하여 뜻이 행하여질 것이
다." 이 곳은 음의 자리인데 양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양이 있
으나 음의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의 자리에서 양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나갈때 음의 상태에서 범의 꼬리를 밟지나 않을까
하고 조심을 하면 마침내 양은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
다.
효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여섯개의 자리를 잘 보아야 합니다. 각
각의 효가 단편적으로 하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
니다. 하괘에도 천.지.인, 상괘에도 천.지.인이 있어 효가 두 번 겹
쳐서 있습니다. 왜냐면 현상은 나에 의해서 벌어질 수도 있고 세
상에 의해서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불쾌지수에 의해서 내
가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고, 또 내 기분이 원래 나쁘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을 기분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세계는 겹쳐질 수 있는 것이기에 주역은 두가지 세계를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를 잘 견뎌나가게 되면 바깥
세계가 안의 세계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역은 역순한다."라
도 말하고 있습니다.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지금 상태는 하나의 비젼을 일으킬 수
있는 단계에 와있는 것입니다. 자기 세계와 주변의 세계를 잘 살
펴서 조화를 이루어내면 주변의 세계가 자기 세계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고로 자연은 불평불만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자연의 불
평불만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자연이 행복하다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그걸 들은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행복합니다. 자연의 행복이 나한테 오기 위해서는 결국은 누가 하
느냐? 내가 해야 됩니다. 세번째의 효에서는 자기 세계를 잘 다스
리지 못하면 범의 꼬리를 밟아 목숨을 잃게 된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 효에서는 범의 꼬리를 밟더라도 신중함을 잃지 않으면 위험
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세번째 효는 위험의 요소가 내게 있었
고, 네번째 효는 위험의 요소가 주변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번째 양효. 주저없이 결단하여 이행하려 한다.
바른 일일지라도 위험은 있는 것이다. 강한 자가 군
주의 지위에 있으니 그 지위는 정당하다. 그러나 강
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九五, 決履. 貞려. 象曰, 決履, 貞려, 位正
當也.
"강한 자가 군주의 지위에 있으니 그 지위는 정당하다. 그러나
강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다섯번째 양효입니다. 마
땅히 [양]이 있을 자리에 [양]이 있으며 제일 높은 자리에 있습
니다. 그러나 대응관계에 있는 두번째 자리에 같은 양효가 있어
밀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제자리에 왕이 앉았다 하더라도 왕밑
에 장수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섯번째 양효는, 강한 자
가 군주의 지위에 있어 정당하므로 주저없이 결단하여 행하려 하
나, 도전하는 신하가 있어 위험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
른 것은 강하게 갖더라도 그것을 밀어내려는 세계도 항상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법칙을 알지 못하면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왕이라고 해서 왕의 자리가 반드시 자기 자리라고 생각
해서는 안됩니다. 언젠가 반란이 일어나서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올만한 사람이 오기 위해서 왕을 제거했다는 것은 말
이 되지만, 왕만 제거하면 내가 왕이 된다는 것은 절대 보장이 없
습니다. 반란을 일으켜 왕을 쫓아내면 자신이 왕이될 것 같은데,
실제로 왕을 쫓아내면 자신도 얼마 안있다가 쫓겨나게 됩니다. 자
연의 방정식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법칙을 알고 이
러한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됩니다.
천택리는 그런 법칙을 모르고 마냥 내자리라고 생각하고 앉아
있으면 언젠가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단 너를 밀어낸 자가 네 자
리에 앉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
리는 포용력을 갖고 세상일을 자기 일처럼 아끼듯이 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 가든지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에 자기 사랑은 자기가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
자가 시집을 가서 시부모 및 시댁과 반목을 해서는 안됩니다. 거
기서 수용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자가 이러한 덕을 갖추
지 못하면 아무리 여자가 학벌이 좋고 미모가 뛰어나고 집안에
돈이 많아도 결국 시집에서 밀려나 외롭게 되어 버립니다. 또 요
즈음 들어 부잣집 딸 좋아하는 시댁이 많은데, 그런 것 바라는 남
자치고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도 이 괘는 지금 증명해주고 있습
니다. 그런 사람은 얼마후 여자가 암에 걸려 죽든가 하여 홀아비
가 되는 것으로 인생을 끝내게 됩니다. 신은 그런 걸 아주 교묘하
게 만들어 놓고 황당히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신
은 인간이 뭐가 옳고 뭐가 그르다 하고 경우 따지는 것에 꿈적도
안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의 세계를 잘
관찰해서 신의 편에 서서 인간사를 모면해 가야지, 인간 편에 서
서 세상은 불공평하다느니 하는 얘기를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
니다.
"강한 처사에는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음성기운을 포
용하고 있어야 하는데 음을 포용하고 있지 못하다라는 이야기입
니다. 신은 장난하지만 그것은 공평한 장난이지 결코 어설픈 장난
이 아닙니다.
여섯번째 양효. 행동을 반성하여 길흉화복의 증상을
상고한다. 그리하여 잘못된 것을 고친다. 크게 길하
다. 큰 경사가 있으리라.
上九, 視履考祥. 其旅元吉 象曰, 元吉在
上, 大有□也.
"행동을 반성하여 길흉화복의 증상을 상고한다." 우리가 주역을
읽는 이유도 결국 자연의 이치를, 신의 세계의 성리를 알기 위해
서입니다. 이곳은 음의 자리인데 양이 있습니다. 이 세계에 뜻을
계속 펼친다는 뜻입니다. 펼칠 뿐만 아니라 음의 자리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심사숙고합니다. 특히 상응하는 관계에 있는 세번째 효
가 음효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자
신의 기분은 마음대로 나가려 하는데 상황을 잘 살펴보고 스스로
반성하여 상황에 맞추어 나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
로 크게 길하고 마지막에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택리]는 이치를 따름으로써 세상으로부터 오는 위험과 불안,
근심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천택리]의
미래상은 하늘이 밑으로 내려오고,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기 때
문에 결국 내가 뜻하였던 것이 세상에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음
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뜻을 꿋꿋이 밀고 나가면서도 세
상으로부터의 유혹과 비난을 견디고, 또 자기 잘난 마음에 빠지지
말며, 겸허한 자세로 자연의 법칙을 배우고 따라야만 이룰 수 있
을 것입니다.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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