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지천태(地天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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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의 화합 』
● 기운이 가지고 있는 성질안에 자신이 들어가 있
● 는 사람은 중생입니다. 그러나 기(氣)가 가지고
● 있는 성질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
추고 있으면 성현입니다. 옛날부터 성인은 3가지
○ 능력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외부의 것을 끌어 올
○ 수 있는 능력, 둘째는 자기 안에 응고되려는 기
○ 운에 자신이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셋째는
자신의 기운을 외부로 내보낼 수 있는 능력입니
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3년밖
에 일하지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일하던 능력은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석가모
니가 하던 것도 아직도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중간에 누가 막는다고 막아져지지 않습니다. 이
것이 바로 성현의 위대한 힘입니다.
지천태(地天泰)
태(泰)의 괘는 땅의 기운이 내려오고 하늘의 기운이
상승하는 형상이다. 이것은 천지가 화합하여 만물을
낳아 기르는 것이요, 상하가 화합하여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다. 태괘는 길한 것이니 성장하고 번영한
다. 내괘가 양, 외괘가 음이다. 이것은 속의 뜻은 강
건하고 외면의 태도는 유순한 모습이며, 또 핵심에는
군자를, 변두리에는 소인을 배치한 것과 같다. 그리
하여 군자의 도는 발전하고 소인의 도는 소멸하는 것
이다.
泰, 小往大來. 吉亨. 象曰, 泰小往大來,
吉亨, 則是天地交而萬物通也. 上下交而其
志同也. 內陽而外陰, 內健而外順, 內君子
而外小人, 君子道長, 小人道消也.
자연의 법칙을 터득한 사람은 성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터득된 상태를 불가에서는 해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교에서는 그와 같은 상태를 하늘의 뜻에 의해서 움직이는 자, 즉
하늘의 아들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특히 중
국에서는 그와같은 성현의 상태를 '중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중용인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의 에너지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보호.유지하기 위해서 안으로 오므라들어 응
고하려고 하는 기능과, 에너지가 움직여서 쓰여지게끔 밖을 향해
서 나갈려고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것을 아낄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의 것은 잘 안아낀다고 하더라도 자기 것은
잘 아끼려는 마음이 누구나 있습니다. 남의 비싼 것 하나 망가지
는 것은 그려려니 하지만 자기 조그마한 것 하나 망가지는 것은
굉장히 아프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것은 나의 에너지가 나에게 고
착되어 안으로 응축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자칫
잘못쓰면 진짜 아까운 자기 것을 망가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용은 안으로 당기는 기운과 밖으로 사용하려는 기운이 균형
을 이룬 상태입니다. 기운이 가지고 있는 성질안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 사람은 중생입니다. 그러나 기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마음대
로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성현입니다. 옛날부터
성인은 3가지 능력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외부의 것을 끌어 올 수
있는 능력, 둘째는 자기 안에 응고되려는 기운에 자신이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셋째는 자신의 기운을 외부로 내보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3년밖에 일하지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일하던 능력은 흘러내려 오고 있습
니다. 석가모니가 하던 것도 아직도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중
간에 누가 막는다고 막아져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현의 위
대한 힘입니다.
물고기는 물속에 살면서 물이 짜증나면 펄쩍펄쩍 뛸 수 있습니
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펄쩍 펄쩍 뛰면 물결을 치게 만들고, 파도
가 일게 만들고 그래서 잔잔한 물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인간 세상에서 누군가 짜증이 난다고 우리 삶의 바탕을
혼탁하게 만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쫓아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바다는 바닷물안에 있는 수없이 많은 것들이 물결을 만들어 내지
만 그렇다고 "에이 바다 노릇 못해먹겠다." 하고 그만 두는 법이
없습니다. 바다는 일어나는 물결을 잔잔하게 다시 자기 품안으로
받아들입니다. 바다와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은 물이 아니꼬와 바
다로부터 도망쳐 나가겠지만 그래도 바다는 그 물방울을 다시 받
아들입니다. 그것이 성현의 커다란 마음입니다.
"태(泰)의 괘는 땅의 기운이 내려오고 하늘의 기운이 상승하는
형상이다. 이것은 천지가 화합하여 만물을 낳아 기르는 것이요,
상하가 화합하여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다." [지천태]는 전부
양효로 이루어진 하늘을 뜻하는 천(天)괘가 아래에 있고 전부 음
효로 이루어진 땅을 뜻하는 지(地)괘가 위에 있습니다. 하늘이 있
어야 할 자리에 땅이 있고, 땅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하늘이 있습니
다. 그러나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결국은 하늘은 위로 올라가고
땅은 아래로 내려와서 제위치를 바로잡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안
에 응고되어 있던 내괘의 양성기운은 바깥으로 흘러나가고 또 바
깥의 음성기운은 안으로 흘러들어와서 가장 이상적인 화합을 이
루게 됩니다.
동시에 이 괘는 천지가 자리바꿈을 하는 큰 변혁을 일으켜 세
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은 세상을 뒤집어 놓는 것이 아니라, 지금 세상에서 잘못 생각하
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을 다시 바로하여 올바르게 인식하도록 제
자리를 찾아주는 것입니다.
지금 인간의 마음은 자아 관념에 의하여 오히려 자연의 순리와
는 다르게 일탈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력은 하나의 에너지체
로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순리대로 흘러야 하는데, 강력한 자아의
식으로부터 비롯된 고정관념으로 생명력의 흐름을 자기 마음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몰고가면,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
고 자기 중심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에
생명력이 응축되어 있으면, 그것은 자연의 흐름에 위배되어 결국
자연은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의 생명력을 파괴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이 이 자연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창조력이라는 사
실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창조력을 터득해서 창조의 주
재자가 되어야지, 창조를 위해 소모되는 불쌍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지천태]가 이루어 내는 세상의 대변혁은 결국 인
간이 자연의 순리를 따라 영원한 생명력의 흐름으로 세상에 풍요
를 창출해 내는, 조화와 균형의 안정된 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
다.
"내괘가 양, 외괘가 음이다. 이것은 속의 뜻은 강건하고 외면의
태도는 유순한 모습이며, 또 핵심에는 군자를, 변두리에는 소인을
배치한 것과 같다." 외괘는 모두 부드럽고 유순한 음성기운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괘는 강한 양성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유내
강(外柔內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갸냘프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아주 강한 기강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
입니다. 확고부동한 자기 세계가 내면에 당당하게 내포되어 있으
면서, 그 내포된 세계를 끝까지 세상에 펼친다고 하는 강한 의지
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식으로 펼치지 아니하고, 오
히려 자기 마음을 내세우지 않고 낮추면서, 외부의 세계를 받아들
이고 수용하여 자연의 뜻에 따라 펼쳐내는 겸양의 의미를 포함하
고 있습니다. 동시에 6개의 효가 모두 정응관계에 있어 무턱대고
자기 주관대로 해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우 공명정대하게 일을
추진해 나아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상. 천지가 화합한다. 이것이 [태]의 괘상이다. 왕
자는 이 괘상을 보고 천지의 작용에 사람의 힘을 보
태어 천지의 원만함을 도와 대성하게 하고, 인민을
태평성세로 인도한다.
象曰, 天地交泰. 后以財成天地道, 輔相天
地之道, 以左右民.
자연의 이치는 인간의 입장이 아닙니다. 반드시 인간을 위한 것
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을 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천지 만물
의 이치 그 자체를 인간은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생
각속에서 나온 것을 인간에게 전파하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인간 이성의 작용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인간은 다만 이성을 넘어선 혜안을 통하여 그것을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왕자는 이 괘상을 보고 천지의 작용에 사람의 힘을 보태어 천
지의 원만함을 도와 대성하게 하고, 인민을 태평성세로 인도한다."
자연의 이치를 뜻으로 삼은 군자는 인간의 입장을 도와 자연의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운행에 인간의 힘을 보태어 자연
의 이치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최근 인간은 인간의 입장을 만족
시키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인간
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것은 인간
을 편안하게 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것은 불완전한 인간의 이성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자연의 도리를
무시한데서 온 어리석음의 결과입니다.
진정으로 인간을 편안한 곳으로 인도할 수 있는 왕은 자연의
순리에 인간의 힘을 보태어 자연의 운행질서를 대성(大成)시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인간이 누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천태]가 지향하는 변혁의 세계입니다.
첫번째 양효. 띠풀 한 포기를 뽑으면 뿌리가 서로 얽
힌 여러뿌리가 함께 뽑힌다. 밖으로 향하여 호응 발
전하는 상징이다. 많은 동지와 함께 적극적으로 활동
하는 것이 좋다. 길하다.
初九, 拔茅茹. 以其彙. 征吉. 象曰, 拔茅
征吉, 志在外也.
"띠풀 한 포기를 뽑으면 뿌리가 서로 얽힌 여러뿌리가 함께 뽑
힌다." 하괘는 모두 양효로서 이 세상에 강한 자기 자신이 확립되
어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세상과 조화될 수 있는 건실한
뜻을 세운 사람이, 그 확고한 주관으로 이 세상을 위한 일을 하면
세상 사람이 모두 호응하여 주게 되어 있습니다. 뿌리가 얽힌 여
러뿌리가 함께 뽑힌다는 것은 위로 이양(二陽), 삼양(三陽)이 호
응하여 같이 활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치에 따르지 않아 세상과 조화될 수 없는 사람이 자
기의 욕심으로 행동하면, 비록 남달리 비상하게 강한 의지와 신념
으로 자신의 목표는 달성할 지라도, 영광을 같이 누려야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슬픈 결과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는 흔히 큰 일을 성
사시키고 나서 갑자기 병에 걸려 죽었다 혹은 사고를 당하여 죽
었다라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나 듣습니다. 흔히 "끝까지
살아봐야지." 하고 악착같이 살아서 집 장만하고 좀 살만하니까
죽었더라 하는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내가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우리 전 식구가 먹고 살아야지"
하고 돈을 벌면, 돈은 모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같이 먹고 살
아야 하는 식구가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난 사람들도 대개 이런 경우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가지 일에
너무 전념하다 보니까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는데도, 일할 때는 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일이 성사되자 긴장이 풀어져 병이 생겼다
혹은 사고를 당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왜 일하면서 긴장속에
서 자기 스스로를 매우 위험한 상태로 만들었는가?
그것은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위험을 타고 들어가지 못하고, 근
심과 불안을 안고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두려워 하는 마음이 없이
하면, 불안한게 안따르는 법이지만, 근심을 갖고 일을 하면 근심
이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근심은 일을 이루
기 위한 최소한도의 조바심 혹은 경계심이 아닌 "잘못되면 나는
죽는다."라고 하는 강박관념적인 근심입니다.
"밖으로 향하여 호응 발전하는 상징이다. 많은 동지와 함께 적
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좋다. 길하다." 죽으면 어쩌나 하는 우환
을 갖고 열심히 하면 성공은 할 수 있으나, 그 뒤에는 반드시 우
환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이라는 것은 자연의 생명
력이 아니고, 그 사람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입장에 매
여 있는 사람은 자연이 파괴시켜 버립니다. "뭣 때문에", "뭣 때
문에", "뭣 때문에" 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가 바로 자기 자신임
을 알아야 합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갈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은
위험한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는 가를 먼저 생각하지만, 죽으면 어
떻하나 하는 무거운 마음은 위험을 변명의 구실로 삼게 됩니다.
따라서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 기강을 확립한 사람은 주변이
승복하여 많은 동지를 얻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만 그
렇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습니다.
자기만을 위해 이룩한 사회적 지위와 재산은 세상과 조화를 이
루어낸 성공이 아닙니다. 그것은 또하나의 불균형이기 때문에 자
연은 이를 파괴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의
손가락질이나 받을 뿐 호응을 얻을 수 없습니다. 비록 자신의 강
한 의지의 힘으로 작은 지위 정도는 얻을 수 있으나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두번째 양효. 오염과 혼탁을 포용하는 도량, 대하(大
河)를 맨 발로 건너뛰는 과단, 원근(遠近)을 버리지
않는 박애, 정실(情實)을 끊어 버리는 공정, 이런 큰
덕을 갖춘다면 태평성세로 발전하여 크게 빛나리라.
九二, 包荒, 用憑河, 不遐遺, 朋亡, 得尙
于中行. 象曰, 包荒, 得尙于中行, 以光大
也.
"오염과 혼탁을 포용하는 도량, 대하(大河)를 맨 발로 건너뛰는
과단, 원근(遠近)을 버리지 않는 박애, 정실(情實)을 끊어 버리는
공정" 자연의 이치로 사는 사람은 낮은 곳으로 스스로 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뛰어나다고 높고 화려한 세계에 안주하
지 않고, 세상의 더럽고 혼탁된 곳에 스스로 임하여 이를 제도하
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비록 고난과 위험이 있을 지라도 이를
회피하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 기강으로 태연히 받아들
이는 과단성이 있습니다. 또 자신의 측근에서 아첨한다고 전적으
로 신임하거나 혹은 배척하는 일도 없고, 멀리 있어 눈에 띄지 않
는다고 관심이 소홀해 지는 일이 없이, 항상 공명정대하게 모든
사람을 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태평성세를 이
루는 것입니다.
세번째 양효. 평평한 것도 가운데가 있고, 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는 법. 태평한 세상이라고 하나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어려
운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고 곤란한 가운데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한결같이 결심하고 노력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성실을 근심할 것이 없다. 먹을 때
유복하리라.
九三, 无平不陂, 无往不復. 艱貞无咎. 勿
恤其孚. 于食有福. 象曰, 无往不復, 天地
際也.
"평평한 것도 가운데가 있고, 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는 법.
태평한 세상이라고 하나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
는 불안하고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다." 지천태는 지금까지의 괘
에서 볼 수 없었던 강한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운이
나아가는 데에는 항상 조심성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평
평한 것일 지라도 가까이서 보면 울퉁불퉁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
다. 위로는 전부다 음에너지가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래의 양
에너지와 반대되는 것이 없이 대응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세번째
효의 가르침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자신의
세계를 펼쳐라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
들이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도둑놈도 많고 강도도 많고 악인도
많습니다. 비록 세상이 아무리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세상을 증오
하고 욕하지 말고 겸손한 가운데 세상을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자
기 세계를 펼쳐라라는 뜻입니다. 그런 가운데 향기있는 꽃이 피는
것이지 어려움도 없이 그냥 무럭무럭 자란 꽃은 냄새가 없습니다.
"어렵고 곤란한 가운데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한결같이 결심하
고 노력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중요한 것은 마음의 동요없이 처
음의 뜻으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연의 이치로
사는 사람은 곧 대운하와 큰 강도 맨발로 건너 뛸 수 있는 과단
성이 있기 때문에 동요하는 마음이 없이 한결같이 노력하는 사람
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양의 기운으로 꾸준히 해왔던 마음가짐
과 자세를 흐트리지 않는다면 성실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먹을 때 유복하리라." 있을 때는 가졌다라고 하는 행복감에 젖
어 있지 않으며, 곤란한 일이 닥칠 때는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자연이 행복을 베푼다는 뜻입니다.
일을 마친 후 복을 받는 것이 아닌, 매사에 성실을 잃지 않고 쉬
지않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미 행복을 느끼는 위대한 양성에너지
의 모습입니다.
네번째 음효. 새들이 떼를 지어 훨훨 하늘을 날듯이
여러사람이 마음을 모아 전진하고 있다. 자신의 우월
함을 내세우지 아니하고 남과 더불어 이를 삼아 사귀
니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기에 새삼스럽게 애
쓰지 않아도 성심은 절로 일어난다.
六四, 翩翩. 不當以其隣. 不戒以孚. 象曰,
翩翩不當, 皆失實也. 不戒以孚, 中心願也.
"새들이 떼를 지어 훨훨 하늘을 날듯이 여러사람이 마음을 모
아 전진하고 있다." [음]의 자리에 음효가 있어 모든 것을 받아들
이는 입장에 있다 하더라도 이 음효는 대응하는 첫번째 양효의
강한 에너지를 구하여 결국은 일을 이루나갑니다. 이 괘의 위대성
은 대화합입니다. 화합이기 때문에 네번째가 음의 자리에 있지만
자신을 공정하게하여 세상에 빠지지 아니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우월함을 내세우지 아니하고 남과 더불어 이를 삼아
사귀니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기에 새삼스럽게 애쓰지 않
아도 성심은 절로 일어난다." 그렇게 조심하는 자세로 꾸준히 해
나가면,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이제 세상에 강한 나의 뜻이 서
서히 굳혀지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고 따르게 됩니다. 그러
면서도 이 네번째 효는 음효이기 때문에 자신의 우월감에 빠지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남과 화합하려고 하니 더더욱 모든 사람들이
호응하게 됩니다.
다섯번째 음효 은나라 임금 제을(帝乙)은 어진 신하
를 존경하여 누이를 그의 아내로 시집보냈다. 이런
겸허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니 경사스러운 복이 저
절로 이루어져 크게 길하다.
六五, 帝乙歸妹, 以祉元吉. 象曰, 以祉元
吉, 中以行願也.
"겸허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니 경사스러운 복이 저절로 이루
어져 크게 길하다." 다섯번째 음효입니다. 이 곳은 본래 양효가 있
어야 할 자리인데 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음효는 이미 밑의 괘
의 [양]의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외부를 향하여 에너지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음]이라서 자신이 나서서 펼
치지 아니하고 세상에 대해 최대의 겸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
다. 여기서 겸손은 안은 꼿꼿한데 겉으로 숙이는 겸손이 아니라,
자신이 없어지는 겸손입니다. 최대의 겸손이라는 것은 자신의 뜻
은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게 하고 자기 자신은 스스로 사라져서,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인위적으로 무엇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닌, 순리에 순화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곧 중용을 의미
합니다.
옛날에 예수는 세상이 죽이겠다고 하니까 최대의 겸손으로 받
아들였습니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희생정신입니다.
뜻은 이제 눈에 보이게 일부러 펼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의 순
리대로 저절로 나타나게 할 뿐입니다.
여섯번째 음효. 성은 무너져서 성 밖의 도랑을 메운
다. 태평성세도 이제 다해서 동란의 징조가 나타난
다. 함부로 군을 동원해서 힘으로 누르려고 해서는
안된다. 나라안이 분열하여 왕명이 시행되지 않는다.
바른 일이라도 비난을 받아 궁지에 빠진다.
上六, 城復于隍. 勿用師. 自邑告命. 貞吝.
象曰, 城復于隍, 其命亂也.
"성은 무너져서 성 밖의 도랑을 메운다." 큰 것은 끝내가서는
허물어져 밑에 뚫린 구멍을 막는 법입니다. 자연은 에너지가 크게
있게끔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인간의 힘이 너무 커지면 세상은
그를 멸망시켜 버립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라지는 것은 기정사실
입니다. 인간의 몸뚱아리는 유한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멸망된
다 하더라도 내가 세운 올바른 뜻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역사상 훌륭한 인물들은 오래 살아봐아 100년
을 못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없어져도 그 사람의 업적은
역사속에서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주가 지금까지 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깨질 수 없는 시스
템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시스템
은 자연입니다. 그래서 자연은 만물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따라
서 사람도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
의 시스템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여섯번째 효는 [음]의 자리에 [음]이 있어 안에서 솟구쳐 나갈
려고 하는 양성기운만 끝까지 안으로 함축하여 잘 지키고, 오히려
세상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나는 사라지지만 뜻은 영원히 멸망하
지 않고 뿜어져 나갈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줍니다. 수많은
성현들은 갔지만 그들의 가르침은 아직도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
다. 그것은 그들의 뜻이 세상으로부터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거
기에 순응하였기 때문입니다.
벌되, 벌어들이되, 벌어들인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해야 합니다. 물건은 아끼되, 그 물건이 반드시 내 것이 아
니다라는 것을 알고 아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만물의 종이
되어야만 만물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성..
● 기운이 가지고 있는 성질안에 자신이 들어가 있
● 는 사람은 중생입니다. 그러나 기(氣)가 가지고
● 있는 성질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
추고 있으면 성현입니다. 옛날부터 성인은 3가지
○ 능력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외부의 것을 끌어 올
○ 수 있는 능력, 둘째는 자기 안에 응고되려는 기
○ 운에 자신이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셋째는
자신의 기운을 외부로 내보낼 수 있는 능력입니
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3년밖
에 일하지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일하던 능력은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석가모
니가 하던 것도 아직도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중간에 누가 막는다고 막아져지지 않습니다. 이
것이 바로 성현의 위대한 힘입니다.
지천태(地天泰)
태(泰)의 괘는 땅의 기운이 내려오고 하늘의 기운이
상승하는 형상이다. 이것은 천지가 화합하여 만물을
낳아 기르는 것이요, 상하가 화합하여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다. 태괘는 길한 것이니 성장하고 번영한
다. 내괘가 양, 외괘가 음이다. 이것은 속의 뜻은 강
건하고 외면의 태도는 유순한 모습이며, 또 핵심에는
군자를, 변두리에는 소인을 배치한 것과 같다. 그리
하여 군자의 도는 발전하고 소인의 도는 소멸하는 것
이다.
泰, 小往大來. 吉亨. 象曰, 泰小往大來,
吉亨, 則是天地交而萬物通也. 上下交而其
志同也. 內陽而外陰, 內健而外順, 內君子
而外小人, 君子道長, 小人道消也.
자연의 법칙을 터득한 사람은 성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터득된 상태를 불가에서는 해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교에서는 그와 같은 상태를 하늘의 뜻에 의해서 움직이는 자, 즉
하늘의 아들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특히 중
국에서는 그와같은 성현의 상태를 '중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중용인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의 에너지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보호.유지하기 위해서 안으로 오므라들어 응
고하려고 하는 기능과, 에너지가 움직여서 쓰여지게끔 밖을 향해
서 나갈려고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것을 아낄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의 것은 잘 안아낀다고 하더라도 자기 것은
잘 아끼려는 마음이 누구나 있습니다. 남의 비싼 것 하나 망가지
는 것은 그려려니 하지만 자기 조그마한 것 하나 망가지는 것은
굉장히 아프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것은 나의 에너지가 나에게 고
착되어 안으로 응축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자칫
잘못쓰면 진짜 아까운 자기 것을 망가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용은 안으로 당기는 기운과 밖으로 사용하려는 기운이 균형
을 이룬 상태입니다. 기운이 가지고 있는 성질안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 사람은 중생입니다. 그러나 기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마음대
로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성현입니다. 옛날부터
성인은 3가지 능력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외부의 것을 끌어 올 수
있는 능력, 둘째는 자기 안에 응고되려는 기운에 자신이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셋째는 자신의 기운을 외부로 내보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3년밖에 일하지 않았지만
오늘날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일하던 능력은 흘러내려 오고 있습
니다. 석가모니가 하던 것도 아직도 흘러내려 오고 있습니다. 중
간에 누가 막는다고 막아져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현의 위
대한 힘입니다.
물고기는 물속에 살면서 물이 짜증나면 펄쩍펄쩍 뛸 수 있습니
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펄쩍 펄쩍 뛰면 물결을 치게 만들고, 파도
가 일게 만들고 그래서 잔잔한 물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인간 세상에서 누군가 짜증이 난다고 우리 삶의 바탕을
혼탁하게 만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쫓아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바다는 바닷물안에 있는 수없이 많은 것들이 물결을 만들어 내지
만 그렇다고 "에이 바다 노릇 못해먹겠다." 하고 그만 두는 법이
없습니다. 바다는 일어나는 물결을 잔잔하게 다시 자기 품안으로
받아들입니다. 바다와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은 물이 아니꼬와 바
다로부터 도망쳐 나가겠지만 그래도 바다는 그 물방울을 다시 받
아들입니다. 그것이 성현의 커다란 마음입니다.
"태(泰)의 괘는 땅의 기운이 내려오고 하늘의 기운이 상승하는
형상이다. 이것은 천지가 화합하여 만물을 낳아 기르는 것이요,
상하가 화합하여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다." [지천태]는 전부
양효로 이루어진 하늘을 뜻하는 천(天)괘가 아래에 있고 전부 음
효로 이루어진 땅을 뜻하는 지(地)괘가 위에 있습니다. 하늘이 있
어야 할 자리에 땅이 있고, 땅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하늘이 있습니
다. 그러나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결국은 하늘은 위로 올라가고
땅은 아래로 내려와서 제위치를 바로잡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안
에 응고되어 있던 내괘의 양성기운은 바깥으로 흘러나가고 또 바
깥의 음성기운은 안으로 흘러들어와서 가장 이상적인 화합을 이
루게 됩니다.
동시에 이 괘는 천지가 자리바꿈을 하는 큰 변혁을 일으켜 세
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은 세상을 뒤집어 놓는 것이 아니라, 지금 세상에서 잘못 생각하
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을 다시 바로하여 올바르게 인식하도록 제
자리를 찾아주는 것입니다.
지금 인간의 마음은 자아 관념에 의하여 오히려 자연의 순리와
는 다르게 일탈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력은 하나의 에너지체
로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순리대로 흘러야 하는데, 강력한 자아의
식으로부터 비롯된 고정관념으로 생명력의 흐름을 자기 마음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몰고가면,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
고 자기 중심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에
생명력이 응축되어 있으면, 그것은 자연의 흐름에 위배되어 결국
자연은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의 생명력을 파괴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이 이 자연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창조력이라는 사
실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창조력을 터득해서 창조의 주
재자가 되어야지, 창조를 위해 소모되는 불쌍한 인생을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지천태]가 이루어 내는 세상의 대변혁은 결국 인
간이 자연의 순리를 따라 영원한 생명력의 흐름으로 세상에 풍요
를 창출해 내는, 조화와 균형의 안정된 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
다.
"내괘가 양, 외괘가 음이다. 이것은 속의 뜻은 강건하고 외면의
태도는 유순한 모습이며, 또 핵심에는 군자를, 변두리에는 소인을
배치한 것과 같다." 외괘는 모두 부드럽고 유순한 음성기운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괘는 강한 양성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유내
강(外柔內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갸냘프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아주 강한 기강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
입니다. 확고부동한 자기 세계가 내면에 당당하게 내포되어 있으
면서, 그 내포된 세계를 끝까지 세상에 펼친다고 하는 강한 의지
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식으로 펼치지 아니하고, 오
히려 자기 마음을 내세우지 않고 낮추면서, 외부의 세계를 받아들
이고 수용하여 자연의 뜻에 따라 펼쳐내는 겸양의 의미를 포함하
고 있습니다. 동시에 6개의 효가 모두 정응관계에 있어 무턱대고
자기 주관대로 해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우 공명정대하게 일을
추진해 나아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상. 천지가 화합한다. 이것이 [태]의 괘상이다. 왕
자는 이 괘상을 보고 천지의 작용에 사람의 힘을 보
태어 천지의 원만함을 도와 대성하게 하고, 인민을
태평성세로 인도한다.
象曰, 天地交泰. 后以財成天地道, 輔相天
地之道, 以左右民.
자연의 이치는 인간의 입장이 아닙니다. 반드시 인간을 위한 것
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을 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천지 만물
의 이치 그 자체를 인간은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생
각속에서 나온 것을 인간에게 전파하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인간 이성의 작용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인간은 다만 이성을 넘어선 혜안을 통하여 그것을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왕자는 이 괘상을 보고 천지의 작용에 사람의 힘을 보태어 천
지의 원만함을 도와 대성하게 하고, 인민을 태평성세로 인도한다."
자연의 이치를 뜻으로 삼은 군자는 인간의 입장을 도와 자연의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운행에 인간의 힘을 보태어 자연
의 이치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최근 인간은 인간의 입장을 만족
시키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인간
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것은 인간
을 편안하게 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것은 불완전한 인간의 이성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자연의 도리를
무시한데서 온 어리석음의 결과입니다.
진정으로 인간을 편안한 곳으로 인도할 수 있는 왕은 자연의
순리에 인간의 힘을 보태어 자연의 운행질서를 대성(大成)시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인간이 누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천태]가 지향하는 변혁의 세계입니다.
첫번째 양효. 띠풀 한 포기를 뽑으면 뿌리가 서로 얽
힌 여러뿌리가 함께 뽑힌다. 밖으로 향하여 호응 발
전하는 상징이다. 많은 동지와 함께 적극적으로 활동
하는 것이 좋다. 길하다.
初九, 拔茅茹. 以其彙. 征吉. 象曰, 拔茅
征吉, 志在外也.
"띠풀 한 포기를 뽑으면 뿌리가 서로 얽힌 여러뿌리가 함께 뽑
힌다." 하괘는 모두 양효로서 이 세상에 강한 자기 자신이 확립되
어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세상과 조화될 수 있는 건실한
뜻을 세운 사람이, 그 확고한 주관으로 이 세상을 위한 일을 하면
세상 사람이 모두 호응하여 주게 되어 있습니다. 뿌리가 얽힌 여
러뿌리가 함께 뽑힌다는 것은 위로 이양(二陽), 삼양(三陽)이 호
응하여 같이 활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치에 따르지 않아 세상과 조화될 수 없는 사람이 자
기의 욕심으로 행동하면, 비록 남달리 비상하게 강한 의지와 신념
으로 자신의 목표는 달성할 지라도, 영광을 같이 누려야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슬픈 결과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는 흔히 큰 일을 성
사시키고 나서 갑자기 병에 걸려 죽었다 혹은 사고를 당하여 죽
었다라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나 듣습니다. 흔히 "끝까지
살아봐야지." 하고 악착같이 살아서 집 장만하고 좀 살만하니까
죽었더라 하는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내가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우리 전 식구가 먹고 살아야지"
하고 돈을 벌면, 돈은 모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같이 먹고 살
아야 하는 식구가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난 사람들도 대개 이런 경우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가지 일에
너무 전념하다 보니까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는데도, 일할 때는 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일이 성사되자 긴장이 풀어져 병이 생겼다
혹은 사고를 당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왜 일하면서 긴장속에
서 자기 스스로를 매우 위험한 상태로 만들었는가?
그것은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위험을 타고 들어가지 못하고, 근
심과 불안을 안고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두려워 하는 마음이 없이
하면, 불안한게 안따르는 법이지만, 근심을 갖고 일을 하면 근심
이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근심은 일을 이루
기 위한 최소한도의 조바심 혹은 경계심이 아닌 "잘못되면 나는
죽는다."라고 하는 강박관념적인 근심입니다.
"밖으로 향하여 호응 발전하는 상징이다. 많은 동지와 함께 적
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좋다. 길하다." 죽으면 어쩌나 하는 우환
을 갖고 열심히 하면 성공은 할 수 있으나, 그 뒤에는 반드시 우
환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이라는 것은 자연의 생명
력이 아니고, 그 사람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입장에 매
여 있는 사람은 자연이 파괴시켜 버립니다. "뭣 때문에", "뭣 때
문에", "뭣 때문에" 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가 바로 자기 자신임
을 알아야 합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갈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은
위험한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는 가를 먼저 생각하지만, 죽으면 어
떻하나 하는 무거운 마음은 위험을 변명의 구실로 삼게 됩니다.
따라서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 기강을 확립한 사람은 주변이
승복하여 많은 동지를 얻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만 그
렇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습니다.
자기만을 위해 이룩한 사회적 지위와 재산은 세상과 조화를 이
루어낸 성공이 아닙니다. 그것은 또하나의 불균형이기 때문에 자
연은 이를 파괴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의
손가락질이나 받을 뿐 호응을 얻을 수 없습니다. 비록 자신의 강
한 의지의 힘으로 작은 지위 정도는 얻을 수 있으나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두번째 양효. 오염과 혼탁을 포용하는 도량, 대하(大
河)를 맨 발로 건너뛰는 과단, 원근(遠近)을 버리지
않는 박애, 정실(情實)을 끊어 버리는 공정, 이런 큰
덕을 갖춘다면 태평성세로 발전하여 크게 빛나리라.
九二, 包荒, 用憑河, 不遐遺, 朋亡, 得尙
于中行. 象曰, 包荒, 得尙于中行, 以光大
也.
"오염과 혼탁을 포용하는 도량, 대하(大河)를 맨 발로 건너뛰는
과단, 원근(遠近)을 버리지 않는 박애, 정실(情實)을 끊어 버리는
공정" 자연의 이치로 사는 사람은 낮은 곳으로 스스로 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뛰어나다고 높고 화려한 세계에 안주하
지 않고, 세상의 더럽고 혼탁된 곳에 스스로 임하여 이를 제도하
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비록 고난과 위험이 있을 지라도 이를
회피하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 기강으로 태연히 받아들
이는 과단성이 있습니다. 또 자신의 측근에서 아첨한다고 전적으
로 신임하거나 혹은 배척하는 일도 없고, 멀리 있어 눈에 띄지 않
는다고 관심이 소홀해 지는 일이 없이, 항상 공명정대하게 모든
사람을 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태평성세를 이
루는 것입니다.
세번째 양효. 평평한 것도 가운데가 있고, 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는 법. 태평한 세상이라고 하나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어려
운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고 곤란한 가운데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한결같이 결심하고 노력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성실을 근심할 것이 없다. 먹을 때
유복하리라.
九三, 无平不陂, 无往不復. 艱貞无咎. 勿
恤其孚. 于食有福. 象曰, 无往不復, 天地
際也.
"평평한 것도 가운데가 있고, 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오는 법.
태평한 세상이라고 하나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
는 불안하고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다." 지천태는 지금까지의 괘
에서 볼 수 없었던 강한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운이
나아가는 데에는 항상 조심성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평
평한 것일 지라도 가까이서 보면 울퉁불퉁한 것이 있기 마련입니
다. 위로는 전부다 음에너지가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래의 양
에너지와 반대되는 것이 없이 대응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세번째
효의 가르침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자신의
세계를 펼쳐라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
들이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도둑놈도 많고 강도도 많고 악인도
많습니다. 비록 세상이 아무리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세상을 증오
하고 욕하지 말고 겸손한 가운데 세상을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자
기 세계를 펼쳐라라는 뜻입니다. 그런 가운데 향기있는 꽃이 피는
것이지 어려움도 없이 그냥 무럭무럭 자란 꽃은 냄새가 없습니다.
"어렵고 곤란한 가운데 마음을 동요하지 않고 한결같이 결심하
고 노력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중요한 것은 마음의 동요없이 처
음의 뜻으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연의 이치로
사는 사람은 곧 대운하와 큰 강도 맨발로 건너 뛸 수 있는 과단
성이 있기 때문에 동요하는 마음이 없이 한결같이 노력하는 사람
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양의 기운으로 꾸준히 해왔던 마음가짐
과 자세를 흐트리지 않는다면 성실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먹을 때 유복하리라." 있을 때는 가졌다라고 하는 행복감에 젖
어 있지 않으며, 곤란한 일이 닥칠 때는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자연이 행복을 베푼다는 뜻입니다.
일을 마친 후 복을 받는 것이 아닌, 매사에 성실을 잃지 않고 쉬
지않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미 행복을 느끼는 위대한 양성에너지
의 모습입니다.
네번째 음효. 새들이 떼를 지어 훨훨 하늘을 날듯이
여러사람이 마음을 모아 전진하고 있다. 자신의 우월
함을 내세우지 아니하고 남과 더불어 이를 삼아 사귀
니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기에 새삼스럽게 애
쓰지 않아도 성심은 절로 일어난다.
六四, 翩翩. 不當以其隣. 不戒以孚. 象曰,
翩翩不當, 皆失實也. 不戒以孚, 中心願也.
"새들이 떼를 지어 훨훨 하늘을 날듯이 여러사람이 마음을 모
아 전진하고 있다." [음]의 자리에 음효가 있어 모든 것을 받아들
이는 입장에 있다 하더라도 이 음효는 대응하는 첫번째 양효의
강한 에너지를 구하여 결국은 일을 이루나갑니다. 이 괘의 위대성
은 대화합입니다. 화합이기 때문에 네번째가 음의 자리에 있지만
자신을 공정하게하여 세상에 빠지지 아니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우월함을 내세우지 아니하고 남과 더불어 이를 삼아
사귀니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기에 새삼스럽게 애쓰지 않
아도 성심은 절로 일어난다." 그렇게 조심하는 자세로 꾸준히 해
나가면, 주역은 역순하기 때문에, 이제 세상에 강한 나의 뜻이 서
서히 굳혀지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고 따르게 됩니다. 그러
면서도 이 네번째 효는 음효이기 때문에 자신의 우월감에 빠지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남과 화합하려고 하니 더더욱 모든 사람들이
호응하게 됩니다.
다섯번째 음효 은나라 임금 제을(帝乙)은 어진 신하
를 존경하여 누이를 그의 아내로 시집보냈다. 이런
겸허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니 경사스러운 복이 저
절로 이루어져 크게 길하다.
六五, 帝乙歸妹, 以祉元吉. 象曰, 以祉元
吉, 中以行願也.
"겸허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니 경사스러운 복이 저절로 이루
어져 크게 길하다." 다섯번째 음효입니다. 이 곳은 본래 양효가 있
어야 할 자리인데 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음효는 이미 밑의 괘
의 [양]의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외부를 향하여 에너지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음]이라서 자신이 나서서 펼
치지 아니하고 세상에 대해 최대의 겸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
다. 여기서 겸손은 안은 꼿꼿한데 겉으로 숙이는 겸손이 아니라,
자신이 없어지는 겸손입니다. 최대의 겸손이라는 것은 자신의 뜻
은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게 하고 자기 자신은 스스로 사라져서,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인위적으로 무엇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닌, 순리에 순화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곧 중용을 의미
합니다.
옛날에 예수는 세상이 죽이겠다고 하니까 최대의 겸손으로 받
아들였습니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희생정신입니다.
뜻은 이제 눈에 보이게 일부러 펼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의 순
리대로 저절로 나타나게 할 뿐입니다.
여섯번째 음효. 성은 무너져서 성 밖의 도랑을 메운
다. 태평성세도 이제 다해서 동란의 징조가 나타난
다. 함부로 군을 동원해서 힘으로 누르려고 해서는
안된다. 나라안이 분열하여 왕명이 시행되지 않는다.
바른 일이라도 비난을 받아 궁지에 빠진다.
上六, 城復于隍. 勿用師. 自邑告命. 貞吝.
象曰, 城復于隍, 其命亂也.
"성은 무너져서 성 밖의 도랑을 메운다." 큰 것은 끝내가서는
허물어져 밑에 뚫린 구멍을 막는 법입니다. 자연은 에너지가 크게
있게끔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인간의 힘이 너무 커지면 세상은
그를 멸망시켜 버립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라지는 것은 기정사실
입니다. 인간의 몸뚱아리는 유한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멸망된
다 하더라도 내가 세운 올바른 뜻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역사상 훌륭한 인물들은 오래 살아봐아 100년
을 못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없어져도 그 사람의 업적은
역사속에서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주가 지금까지 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깨질 수 없는 시스
템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시스템
은 자연입니다. 그래서 자연은 만물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따라
서 사람도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
의 시스템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여섯번째 효는 [음]의 자리에 [음]이 있어 안에서 솟구쳐 나갈
려고 하는 양성기운만 끝까지 안으로 함축하여 잘 지키고, 오히려
세상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나는 사라지지만 뜻은 영원히 멸망하
지 않고 뿜어져 나갈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줍니다. 수많은
성현들은 갔지만 그들의 가르침은 아직도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
다. 그것은 그들의 뜻이 세상으로부터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거
기에 순응하였기 때문입니다.
벌되, 벌어들이되, 벌어들인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해야 합니다. 물건은 아끼되, 그 물건이 반드시 내 것이 아
니다라는 것을 알고 아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만물의 종이
되어야만 만물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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