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감위수(坎爲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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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란이 겹치다 』
● 위인이건 범인이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겁이
○ 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겁이 난다고
● 해야할 일을 안하지만, 위인은 겁이 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해야할 일을 반드시 합니다. 이것이 바
● 로 위인과 범인의 차이입니다. 범인은 물결에 휩쓸
○ 려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하고 헤메면서 떠내려 가지
● 만, 위인은 물결 위에 올라서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순서에 의해 일을 처리합니다. 위인들이
겁이 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뜻을 저 높은
곳에 세우고 그 뜻의 완성을 위해 두려워하고 나태
해지는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위수(坎爲水)
[습감(習坎)] 은 험난이 겹치는 상태다. 그러나 물은
흘러가므로 차서 넘치는 일이 없고, 험난한 곳을 갈
때도 낮은데로 흐르는 기본 본성을 잃지 않는다. 사
람도 위난에 당면하여 성의를 변하지 않으면 난관을
돌파하고 형통하게 된다. 마음속에 강건한 신념을 갖
고 흔들림이 없이 전진하면 앞길에는 성공이 있어 남
의 존경과 찬사를 받으리라. 하늘의 험난한 곳에는
오를 수가 없거니와 땅위의 험난한 곳은 산천과 구릉
이다. 임금과 제후들은 성벽을 쌓고 못을 파서 험난
한 곳을 마련하여 그 나라를 지킨다. 험난을 그때에
따라 대처하면 효용이 크리라.
"[습감(習坎)] 은 험난이 겹치는 상태다. 그러나 물은 흘러가
므로 차서 넘치는 일이 없고, 험난한 곳을 갈 때도 낮은데로 흐르
는 기본 본성을 잃지 않는다." 이 괘는 주역 64괘중 험난한 4가지
괘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주역의 원리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가 없는
어려운 일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한데, 더 분명한 사실은 그렇다고
해서 이 세상이 멸망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앞으로도 또 벌어질 것이지만 그래도
이 우주는 절대로 쪼개져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아무리 험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우주는 스
스로 자기 자신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로 잊어
서는 안됩니다. 벼락이 쳐서 나무가 쪼개지고, 홍수가 나서 초목
이 휩쓸려 떠내려가도 자연이 자연 스스로를 해친 것이 아닙니다.
그게 다 자연을 지키기 위한 것들입니다. 인간도 이빨이 덧니가
나면 일부러 이를 빼내고 틀니를 박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여가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지지고 볶고하고 있습니다. 그렇
게 자기 몸뚱아리를 일부러 해치지만 그게 다 자신을 지키기 위
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아무리 험난한 일이 벌어진다
고 하더라도, 그것은 곧 최대의 안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하면 틀립없습니다. 그 변화에 항상 정신
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이 괘는 굉장히 기분 나쁜 괘이지
만, 비가 오고 난 뒤에 차라리 맑고 깨끗한 거리가 될 수 있도록
그와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찬스이기도 합니다.
[습감]은 위, 아래 모두 물을 뜻하는 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효 모두 정응관계를 이루고 있는 효는 하나도 없고, 자석이 N
극과 N극끼리, S극과 S극끼리 서로 밀어내듯이 대응관계에 있는
각 효가 밀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이 흐르고 있으면 뒤에서
또 밀어낸다는 뜻입니다. 즉 물이 밀리고 밀린다, 홍수다라는 이
야기입니다.
"사람도 위난에 당면하여 성의를 변하지 않으면 난관을 돌파하
고 형통하게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천지인 중에 인간을 나타
내는 가운데 효가 유일하게 양의 효로 되어 있습니다. 이 양효는
계속 밀려오는 물에 밀리더라도 밀리는 것 위에 떠 있어서 물속
에 침몰하지만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위의 괘도 양괘고 아래 괘도 양괘입니다. 무엇인가를 해내면
서 자기 자신을 건재시키면, 즉 물난리가 나더라도 물속에 침몰하
지 않고 종이나 나뭇대기 처럼 물에 떠 있으면, 물속에 침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물난리가 났다 하더라도 물난리 속안
에 자기 자신을 묻지 말아라." "아무리 고통이 온다 하더라도 그
고통 속안에 자기 자신이 빠져 들어가지 말아라." 왜냐하면 빠져
들어간 사람은 못헤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무슨
난리가 됐던지 간에 그 안에 묻혀들어갈 수 없는 나, 그런 영혼과
기상, 신념을 지녀야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파(世波)가 존재
한다 하더라도 세파에 밀리지 않는 영혼.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이미 군자입니다.
나는 뜻이 항상 산봉우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까 중
간에서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산 안에 들어가면 산
봉우리가 안보일 때가 있습니다. 높은 산일수록 더 더욱 그렇습니
다. 아주 높은 봉우리도 올라가다가 보면 봉우리가 많아서 어느
봉우리가 어느 봉우리인지 잘 모르게 됩니다. 길로 걸어가다 보면
한없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서 살다 보면 길을 잃
어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마음속에 강건한 신념을 갖고 흔들림이 없이 전진하면 앞길에
는 성공이 있어 남의 존경과 찬사를 받으리라." 세상은 어렵고 무
서운 곳입니다. 나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무서움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더라도, 뜻을 봉우리에 두
고, 뜻을 위해 해낸다라고 하는 기상을 갖추고 아무리 어렵고 위
험한 일이라도 받아들이고 노력하면서 현실에 조심하면 끝내는
어려운 과정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넘어가
고 난 뒤에는 지난 일을 얘기하면 말하는 사람도 즐겁고 듣는 사
람도 재미있는 아름다운 결과가 됩니다.
위인이건 범인이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겁이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겁이 난다고 해야할 일을 안하지만,
위인은 겁이 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해야할 일을 반드시 합
니다. 이것이 바로 위인과 범인의 차이입니다. 범인은 물결에 휩
쓸려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하고 헤메면서 떠내려 가지만, 위인은
물결 위에 올라서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순서에 의해
일을 처리합니다. 위인들이 겁이 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뜻을 저 높은 곳에 세우고 그 뜻의 완성을 위해 두려워하고 나태
해지는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멀리갈 수 있는 사람은 지평선을 보고 갑니다. 배도 멀리가기
위해서는 수평선을 봐야 합니다. 기차 여행도 먼 데 바라보고 가
면 지루한줄 모릅니다. 가까운데를 바라 보면 어지럽고 현기증이
일어납니다. 배밑에서 물갈라지는 것을 보면 어지럽습니다. 수평
선을 바라보고 가면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흙먼지 무섭다
고 나가지 못하는 바람은 바람도 아닙니다. 흙먼지가 일어나더라
도 바람이 계속 불어나가면 흙먼지는 바람 뒤에서 따라오며 먼지
는 먼지대로 정리되고 바람은 저 언덕을 넘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도 무슨 일을 하다 보면 불편한 점도 많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흙먼지가 일어날 것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저 산등성이를 바라보고 마음에 길을 미리 잡아
서 나아가면 흙먼지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방향을 잃고 혼미한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야호! 야호!"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는 길
을 잃어 헤매일 때 서로 위치를 확인하며 정상을 향한 방향 감각
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항상 정상을 향한 뜻을
버리지 말고 수시로 자신을 점검하며 나아가면 반드시 정상에 도
달할 수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에 뜻을 둔 사람은 중간에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올라가 천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지
가 좋다는 말만 듣고 올라간 사람은 중간에 험한 코스를 만나면
"아이고 힘들다." "무섭다." "못가겠다." 이렇게 되고 결국은 못올
라가게 됩니다. 왜 못올라갔느냐? 뜻이 천지에 있지 않았기 때문
에, 천지를 보면 재미있겠다라고 하는 자기 자신에 있었기 때문에
못올라간 것입니다.
"임금과 제후들은 성벽을 쌓고 못을 파서 험난한 곳을 마련하
여 그 나라를 지킨다. 험난을 그때에 따라 대처하면 효용이 크리
라." 주역은 세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험난에 빠졌을 때
빠져 나오는 방법, 둘째 험난에 빠지지 않고 험난이 그냥 지나가
게 하는 방법, 셋째 험난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험난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이 험난도 때에 따
라서는 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습니다.
도쿠가와 이예야스는 자기 집 근처에 호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험난한 곳을 만들어 자기를 지키려 하였습니다. 고슴도치의 털,
스컹크의 냄새 이런 것들이 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험난이라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사실은 이 세상살이가 이렇게 험난하기 때문에 세상은 스스로를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험난한 물결에 휩쓸린다 해도 거기에 빠
지지 말고 머리를 들면 물결은 그냥 지나갑니다. 그 물결을 건너
가면 그동안 고난이었던 물결이 이제는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됩
니다. 그 물결로 인해 자신은 안전한 것입니다.
우리의 살아가는 방법은 단순해야 합니다. 한 통의 성냥을 높이
쌓아 올리려면 단순해야 된다는 것. 가장 보기 좋게, 가장 견고하
게 높이 쌓아 올릴 수 있으려면 단순해야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
면서 복잡하게 많은 생각을 하되 결과는 단순하게 나올 수 있도
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어진 여건하에서 가장 높이 쌓을 수 있
는 것입니다.
나를 높이 쌓아 올릴 수 있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되, 결과
적으로는 단순하게 해야 합니다. '비가 오면 안되지.' '해맑으면 눈
이 부셔서 어떻게해.' 이러면 못하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를 자
기 마음에 정해서 단순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무조건 단순하게가
아니고, "면적을 얼마만큼 잡아서, 공간을 얼마만큼 줄여서 해야
하는가?" 하는 뒷 계산을 해놓고 단순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것을 자꾸 반복해서 내가 어느 부분 실패했는지, 왜 내가 중간
에서 무너졌는지, 이걸 자꾸자꾸 살아가면서 경험을 하다 보면 이
제 곧 완벽한 방정식이 서게 됩니다.
대상. 홍수가 겹쳐져서 오는 것이 습감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항상 덕행을 닦고 교육에 전
념한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항상 덕행을 닦고 교육에 전념한다."
"군자는 곤란을 보고 이를 옳게 수용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
법을 교육하는데 전념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도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덕을 잘못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운 것은 도덕이 아니라 인덕(人德)입니다. 도(道)의 덕(德)! 도
덕은 인간의 덕이 아닙니다. 인덕(人德)은 "무엇을 주면 상대방에
게 좋다."라고 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취하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도덕은 인간의 입장에서 취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가을에 햇빛이 쨍쨍 내리 쬐고 쌀이 익어 가는 것은 도덕입니
다. 홍수가 나는 것도 도덕입니다. 땅에서 물난리가 나지 않으면
하늘에서 난리가 납니다. 하늘이 난리가 나면 지구는 깨어져 버립
니다. 하늘에서 날 난리를 밑에서 치루어야 합니다. 그 난리는 인
간에게 해로울 수 있지만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서 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로움을 주기 위
해서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인간은 도덕 정신을 길러야 합
니다. 그래야만 모든 난리에 휩쓸리지 아니하고, 모든 난리를 포
용할 수 있으며 그 난리위에 자신을 존재시킬 수 있는 길을 터득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음효. 물이 거듭거듭 닥친다. 웅덩이에 빠져
헤어날 길을 모른다. 흉하다.
"물이 거듭거듭 닥친다. 웅덩이에 빠져 헤어날 길을 모른다."
첫번째 음효는 양의 자리에 음이 있기 때문에 아직 확고한 자기
자신을 굳건히 세우지 못하였습니다. 뜻이 저 높은 곳 산봉우리에
있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난리에 빠져 가까운데만 정신을 팔고
있어 현기증을 느끼고 헤메고 있습니다. 빨리 뜻을 높이 세우고
그 난리로부터 한걸음 물러나와 난리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기강이 확실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겠습니다.
두 번째 양효. 웅덩이에 빠져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성의를 다하여 길을 찾아 노력하면 웅덩이를
당장에 벗어나지는 못하나 조금은 길이 열리리라.
"그러나 성의를 다하여 길을 찾아 노력하면 웅덩이를 당장에
벗어나지는 못하나 조금은 길이 열리리라." 뜻을 산봉우리에 두고
어떻게 올라갈 것인가 하고 미리 산등성이를 유심히 보아둔 사람
은 길을 잃었다 하더라도 서서히 길이 하나씩 트이기 시작합니다.
숲에 가리어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조심하여 나아가 조금 트인
곳이 나오면 다시 주변 산등성이와 봉우리를 보고 판단하면 자기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심하는 심정으로 성의껏 나
아가면 조금씩 길이 나타날 것입니다.
세 번째 음효. 앞에도 난관, 뒤에도 난관, 위험에 직
면하여 있는데 또 방해하는 것까지 있어 길을 막는
다. 구덩이 속에 빠졌으니 몸부림 치지 말라. 마침내
아무런 공도 없으리라.
"구덩이 속에 빠졌으니 몸부림 치지 말라." 보통사람이 난관이
닥쳐 앞뒤로 꽉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느끼면 겁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두려움에 빠져버리면 못헤쳐
나갑니다. 등산을 하다가 길을 잃어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는데
그나마 해까지 떨어져서 주위가 칠흑같이 깜깜해지면 암담하기
이를데 없는 것입니다. 이때 두려움에 빠져 컴컴한 산악을 이리
헤메고 저리 헤메면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진다던가, 맹수에게 공
격을 받든가하여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바둥거릴 필요
없이 아예 느긋하게 그 자리에서 텐트를 치고 주위에 불을 피우
고 하루를 그곳에서 보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샘에 흙탕물이 있을 때는 가만히 내버려두면 흙이 가라앉습니
다. 하루만 지나면 맑은 물로 됩니다. '위에는 흙탕물이지만 밑에
서는 맑은 물이 나오니까 위의 흙탕물만 퍼내면 맑겠지.' 하고 자
꾸 물을 퍼내봐야 물은 맑아지지 않고 밑의 흙이 계속 일어나서
더 진한 흙탕물이 되어 버립니다.
차라리 가만히 기다리면 상황이 바뀝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
은 분명히 알기 주의깊게 조심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무턱대도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리면 오히려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어떤 때는 호황이 오고 어떤 때는 불황이 오기
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무의식이 미리 안테나를 세우고 감지하여 만들어내는 나를 보호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면밀하게 눈을 초롱초롱 굴려가면서 주의깊게 봐야합니다. 아
무리 어려운 문제라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잠깐 떨어져서 유심히
보면 꼬여있던 문제가 다시 제자리로 자리 잡혀가게 됩니다. 그렇
게 자리 잡혀갈 때 길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네 번째 음효. 예의와 절차는 검소하고 간략하면서
임금과 신하가 서로 친애하고 협력하면 마침내는 허
물이 없으리라.
여기서 임금은 다섯 번째 양효이고 신하는 네 번째 음효입니다.
다섯 번째 효는 중정을 지키고 있는 양성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
금까지와 같은 구렁텅이 속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예의와 절차는 검소하고 간략하면서" 급한 상황이라고 당황해
서 튀어나가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습한 일이 생길 때는
마음을 소박하게하여 윗사람하고 상의하여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절차가 복잡하여 창고에 불이 났는데 이것을
과장에게 보고하고, 부장에게 보고하고, 또 이사가 검토하고하여
사장에게 보고가 되면 물건은 이미 다 타고 없을 것입니다. 그래
서 급한 것은 급한 것대로 신속한 보고와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또 정상적인 것은 정상적인 절차가 이루어
지도록 해야 합니다.
"임금과 신하가 서로 친애하고 협력하면 마침내는 허물이 없으
리라." 다급한 일이 있어도 나의 마음은 항상 담담해야 합니다.
헐레벌떡 급한 마음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또 말을 해도 중요
한 사안을 빼뜨리고 말을 하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침
착하게 요점만 간략히 고위 의사결정자에게 말하면 윗사람의 신
임을 살 것이며, 상하가 서로 통하여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져 난
관은 무난히 해결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 양효. 험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험난한 상태가 극점에 이르지는 않고 나란히 이미 평
화함에 이르리라. 교만은 자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다.
"험난한 상태가 극점에 이르지는 않고 나란히 이미 평화함에
이르리라. 교만은 자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난관이 어느정도
해결이 되고 있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교만입니다. "야,
이제는 잘되고 있구나. 앞으로도 잘되겠지." 하는 기분에 빠져 있
으면 아직 고난이 끝난 것이 아니라 마지막 고비를 남기고 있기
때문에 크게 당하게 됩니다. 설사 지금이 고난의 끝무렵이기 때문
에 비록 고난이 끝나게 될지라도 마지막에 큰 피해를 입게 될 것
이며, 크게 고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정성어린 마음으로
끝까지 조심하는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 무사히 마지막 고비도 잘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여섯번째 음효. 몸이 노끈으로 묶이어 가시덩쿨에 뉘
어진다. 삼년동안 오래 흉하리라.
다섯 번째에서 교만에 빠지면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음
효이기 때문에 다시 주저 앉아 노는 것을 즐긴다면 "몸이 노끈으
로 묶이어 가시덩쿨에 뉘어진다."가 됩니다. 최고의 지위에 있으
면서 그 도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삼년동안 오래 흉하리라." 조
금 한 순간 넘겼다고 마치 해탈한 부처님같이 느긋한 마음을 갖
게 되면 그 사람은 영원히 몸이 노끈으로 묶이는 그런 절망감속
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금 잘된다고 마치 다된 것처럼
생각해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번 돈은 항상 모아두되 모아둔 돈에 미련을 자꾸 가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항상 알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내 재
산은 언제든지 잃어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걸 대비해서 오늘
움직이고, 오늘의 움직임이 내일의 보탬이 되도록 자기 만족에 머
무르지 말고, 자기 기분에 들뜨지 말고, 항상 애타하는 마음으로,
긴장감으로, 그러면서도 여유를 누리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조금
벗어났을 때 그때 더 활발히 움직여서 이 세상이 평화롭게 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홍수속안에서 밀려
내려가는 난재를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불안이 온다든가, 어려운 일이 닥친다든가
하는 것들이 바로 우리가 뚫고 나갈 장벽입니다. 그러나 상황에
빠져있는 사람은 불안이 오게 되면 하기가 싫어지고 스스로 안할
려고 문제와 자신을 차단시켜 버리고 맙니다. 어차피 한 번 시비
가 붙어야할 사람이라면 외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
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과감히
부딛혀 이를 극복해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유성..
● 위인이건 범인이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겁이
○ 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겁이 난다고
● 해야할 일을 안하지만, 위인은 겁이 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해야할 일을 반드시 합니다. 이것이 바
● 로 위인과 범인의 차이입니다. 범인은 물결에 휩쓸
○ 려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하고 헤메면서 떠내려 가지
● 만, 위인은 물결 위에 올라서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순서에 의해 일을 처리합니다. 위인들이
겁이 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뜻을 저 높은
곳에 세우고 그 뜻의 완성을 위해 두려워하고 나태
해지는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위수(坎爲水)
[습감(習坎)] 은 험난이 겹치는 상태다. 그러나 물은
흘러가므로 차서 넘치는 일이 없고, 험난한 곳을 갈
때도 낮은데로 흐르는 기본 본성을 잃지 않는다. 사
람도 위난에 당면하여 성의를 변하지 않으면 난관을
돌파하고 형통하게 된다. 마음속에 강건한 신념을 갖
고 흔들림이 없이 전진하면 앞길에는 성공이 있어 남
의 존경과 찬사를 받으리라. 하늘의 험난한 곳에는
오를 수가 없거니와 땅위의 험난한 곳은 산천과 구릉
이다. 임금과 제후들은 성벽을 쌓고 못을 파서 험난
한 곳을 마련하여 그 나라를 지킨다. 험난을 그때에
따라 대처하면 효용이 크리라.
"[습감(習坎)] 은 험난이 겹치는 상태다. 그러나 물은 흘러가
므로 차서 넘치는 일이 없고, 험난한 곳을 갈 때도 낮은데로 흐르
는 기본 본성을 잃지 않는다." 이 괘는 주역 64괘중 험난한 4가지
괘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주역의 원리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가 없는
어려운 일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한데, 더 분명한 사실은 그렇다고
해서 이 세상이 멸망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앞으로도 또 벌어질 것이지만 그래도
이 우주는 절대로 쪼개져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아무리 험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우주는 스
스로 자기 자신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로 잊어
서는 안됩니다. 벼락이 쳐서 나무가 쪼개지고, 홍수가 나서 초목
이 휩쓸려 떠내려가도 자연이 자연 스스로를 해친 것이 아닙니다.
그게 다 자연을 지키기 위한 것들입니다. 인간도 이빨이 덧니가
나면 일부러 이를 빼내고 틀니를 박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여가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지지고 볶고하고 있습니다. 그렇
게 자기 몸뚱아리를 일부러 해치지만 그게 다 자신을 지키기 위
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아무리 험난한 일이 벌어진다
고 하더라도, 그것은 곧 최대의 안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하면 틀립없습니다. 그 변화에 항상 정신
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이 괘는 굉장히 기분 나쁜 괘이지
만, 비가 오고 난 뒤에 차라리 맑고 깨끗한 거리가 될 수 있도록
그와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찬스이기도 합니다.
[습감]은 위, 아래 모두 물을 뜻하는 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효 모두 정응관계를 이루고 있는 효는 하나도 없고, 자석이 N
극과 N극끼리, S극과 S극끼리 서로 밀어내듯이 대응관계에 있는
각 효가 밀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이 흐르고 있으면 뒤에서
또 밀어낸다는 뜻입니다. 즉 물이 밀리고 밀린다, 홍수다라는 이
야기입니다.
"사람도 위난에 당면하여 성의를 변하지 않으면 난관을 돌파하
고 형통하게 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천지인 중에 인간을 나타
내는 가운데 효가 유일하게 양의 효로 되어 있습니다. 이 양효는
계속 밀려오는 물에 밀리더라도 밀리는 것 위에 떠 있어서 물속
에 침몰하지만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위의 괘도 양괘고 아래 괘도 양괘입니다. 무엇인가를 해내면
서 자기 자신을 건재시키면, 즉 물난리가 나더라도 물속에 침몰하
지 않고 종이나 나뭇대기 처럼 물에 떠 있으면, 물속에 침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물난리가 났다 하더라도 물난리 속안
에 자기 자신을 묻지 말아라." "아무리 고통이 온다 하더라도 그
고통 속안에 자기 자신이 빠져 들어가지 말아라." 왜냐하면 빠져
들어간 사람은 못헤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무슨
난리가 됐던지 간에 그 안에 묻혀들어갈 수 없는 나, 그런 영혼과
기상, 신념을 지녀야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파(世波)가 존재
한다 하더라도 세파에 밀리지 않는 영혼.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이미 군자입니다.
나는 뜻이 항상 산봉우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까 중
간에서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산 안에 들어가면 산
봉우리가 안보일 때가 있습니다. 높은 산일수록 더 더욱 그렇습니
다. 아주 높은 봉우리도 올라가다가 보면 봉우리가 많아서 어느
봉우리가 어느 봉우리인지 잘 모르게 됩니다. 길로 걸어가다 보면
한없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서 살다 보면 길을 잃
어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마음속에 강건한 신념을 갖고 흔들림이 없이 전진하면 앞길에
는 성공이 있어 남의 존경과 찬사를 받으리라." 세상은 어렵고 무
서운 곳입니다. 나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무서움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더라도, 뜻을 봉우리에 두
고, 뜻을 위해 해낸다라고 하는 기상을 갖추고 아무리 어렵고 위
험한 일이라도 받아들이고 노력하면서 현실에 조심하면 끝내는
어려운 과정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넘어가
고 난 뒤에는 지난 일을 얘기하면 말하는 사람도 즐겁고 듣는 사
람도 재미있는 아름다운 결과가 됩니다.
위인이건 범인이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겁이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범인은 겁이 난다고 해야할 일을 안하지만,
위인은 겁이 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해야할 일을 반드시 합
니다. 이것이 바로 위인과 범인의 차이입니다. 범인은 물결에 휩
쓸려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하고 헤메면서 떠내려 가지만, 위인은
물결 위에 올라서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순서에 의해
일을 처리합니다. 위인들이 겁이 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뜻을 저 높은 곳에 세우고 그 뜻의 완성을 위해 두려워하고 나태
해지는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멀리갈 수 있는 사람은 지평선을 보고 갑니다. 배도 멀리가기
위해서는 수평선을 봐야 합니다. 기차 여행도 먼 데 바라보고 가
면 지루한줄 모릅니다. 가까운데를 바라 보면 어지럽고 현기증이
일어납니다. 배밑에서 물갈라지는 것을 보면 어지럽습니다. 수평
선을 바라보고 가면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흙먼지 무섭다
고 나가지 못하는 바람은 바람도 아닙니다. 흙먼지가 일어나더라
도 바람이 계속 불어나가면 흙먼지는 바람 뒤에서 따라오며 먼지
는 먼지대로 정리되고 바람은 저 언덕을 넘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도 무슨 일을 하다 보면 불편한 점도 많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흙먼지가 일어날 것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저 산등성이를 바라보고 마음에 길을 미리 잡아
서 나아가면 흙먼지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방향을 잃고 혼미한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야호! 야호!"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는 길
을 잃어 헤매일 때 서로 위치를 확인하며 정상을 향한 방향 감각
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항상 정상을 향한 뜻을
버리지 말고 수시로 자신을 점검하며 나아가면 반드시 정상에 도
달할 수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에 뜻을 둔 사람은 중간에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올라가 천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지
가 좋다는 말만 듣고 올라간 사람은 중간에 험한 코스를 만나면
"아이고 힘들다." "무섭다." "못가겠다." 이렇게 되고 결국은 못올
라가게 됩니다. 왜 못올라갔느냐? 뜻이 천지에 있지 않았기 때문
에, 천지를 보면 재미있겠다라고 하는 자기 자신에 있었기 때문에
못올라간 것입니다.
"임금과 제후들은 성벽을 쌓고 못을 파서 험난한 곳을 마련하
여 그 나라를 지킨다. 험난을 그때에 따라 대처하면 효용이 크리
라." 주역은 세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험난에 빠졌을 때
빠져 나오는 방법, 둘째 험난에 빠지지 않고 험난이 그냥 지나가
게 하는 방법, 셋째 험난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험난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이 험난도 때에 따
라서는 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습니다.
도쿠가와 이예야스는 자기 집 근처에 호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험난한 곳을 만들어 자기를 지키려 하였습니다. 고슴도치의 털,
스컹크의 냄새 이런 것들이 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험난이라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사실은 이 세상살이가 이렇게 험난하기 때문에 세상은 스스로를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험난한 물결에 휩쓸린다 해도 거기에 빠
지지 말고 머리를 들면 물결은 그냥 지나갑니다. 그 물결을 건너
가면 그동안 고난이었던 물결이 이제는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됩
니다. 그 물결로 인해 자신은 안전한 것입니다.
우리의 살아가는 방법은 단순해야 합니다. 한 통의 성냥을 높이
쌓아 올리려면 단순해야 된다는 것. 가장 보기 좋게, 가장 견고하
게 높이 쌓아 올릴 수 있으려면 단순해야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
면서 복잡하게 많은 생각을 하되 결과는 단순하게 나올 수 있도
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어진 여건하에서 가장 높이 쌓을 수 있
는 것입니다.
나를 높이 쌓아 올릴 수 있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되, 결과
적으로는 단순하게 해야 합니다. '비가 오면 안되지.' '해맑으면 눈
이 부셔서 어떻게해.' 이러면 못하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를 자
기 마음에 정해서 단순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무조건 단순하게가
아니고, "면적을 얼마만큼 잡아서, 공간을 얼마만큼 줄여서 해야
하는가?" 하는 뒷 계산을 해놓고 단순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것을 자꾸 반복해서 내가 어느 부분 실패했는지, 왜 내가 중간
에서 무너졌는지, 이걸 자꾸자꾸 살아가면서 경험을 하다 보면 이
제 곧 완벽한 방정식이 서게 됩니다.
대상. 홍수가 겹쳐져서 오는 것이 습감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항상 덕행을 닦고 교육에 전
념한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항상 덕행을 닦고 교육에 전념한다."
"군자는 곤란을 보고 이를 옳게 수용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
법을 교육하는데 전념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도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덕을 잘못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운 것은 도덕이 아니라 인덕(人德)입니다. 도(道)의 덕(德)! 도
덕은 인간의 덕이 아닙니다. 인덕(人德)은 "무엇을 주면 상대방에
게 좋다."라고 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취하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도덕은 인간의 입장에서 취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가을에 햇빛이 쨍쨍 내리 쬐고 쌀이 익어 가는 것은 도덕입니
다. 홍수가 나는 것도 도덕입니다. 땅에서 물난리가 나지 않으면
하늘에서 난리가 납니다. 하늘이 난리가 나면 지구는 깨어져 버립
니다. 하늘에서 날 난리를 밑에서 치루어야 합니다. 그 난리는 인
간에게 해로울 수 있지만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서 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로움을 주기 위
해서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인간은 도덕 정신을 길러야 합
니다. 그래야만 모든 난리에 휩쓸리지 아니하고, 모든 난리를 포
용할 수 있으며 그 난리위에 자신을 존재시킬 수 있는 길을 터득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음효. 물이 거듭거듭 닥친다. 웅덩이에 빠져
헤어날 길을 모른다. 흉하다.
"물이 거듭거듭 닥친다. 웅덩이에 빠져 헤어날 길을 모른다."
첫번째 음효는 양의 자리에 음이 있기 때문에 아직 확고한 자기
자신을 굳건히 세우지 못하였습니다. 뜻이 저 높은 곳 산봉우리에
있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난리에 빠져 가까운데만 정신을 팔고
있어 현기증을 느끼고 헤메고 있습니다. 빨리 뜻을 높이 세우고
그 난리로부터 한걸음 물러나와 난리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기강이 확실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겠습니다.
두 번째 양효. 웅덩이에 빠져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성의를 다하여 길을 찾아 노력하면 웅덩이를
당장에 벗어나지는 못하나 조금은 길이 열리리라.
"그러나 성의를 다하여 길을 찾아 노력하면 웅덩이를 당장에
벗어나지는 못하나 조금은 길이 열리리라." 뜻을 산봉우리에 두고
어떻게 올라갈 것인가 하고 미리 산등성이를 유심히 보아둔 사람
은 길을 잃었다 하더라도 서서히 길이 하나씩 트이기 시작합니다.
숲에 가리어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조심하여 나아가 조금 트인
곳이 나오면 다시 주변 산등성이와 봉우리를 보고 판단하면 자기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심하는 심정으로 성의껏 나
아가면 조금씩 길이 나타날 것입니다.
세 번째 음효. 앞에도 난관, 뒤에도 난관, 위험에 직
면하여 있는데 또 방해하는 것까지 있어 길을 막는
다. 구덩이 속에 빠졌으니 몸부림 치지 말라. 마침내
아무런 공도 없으리라.
"구덩이 속에 빠졌으니 몸부림 치지 말라." 보통사람이 난관이
닥쳐 앞뒤로 꽉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느끼면 겁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두려움에 빠져버리면 못헤쳐
나갑니다. 등산을 하다가 길을 잃어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는데
그나마 해까지 떨어져서 주위가 칠흑같이 깜깜해지면 암담하기
이를데 없는 것입니다. 이때 두려움에 빠져 컴컴한 산악을 이리
헤메고 저리 헤메면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진다던가, 맹수에게 공
격을 받든가하여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바둥거릴 필요
없이 아예 느긋하게 그 자리에서 텐트를 치고 주위에 불을 피우
고 하루를 그곳에서 보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샘에 흙탕물이 있을 때는 가만히 내버려두면 흙이 가라앉습니
다. 하루만 지나면 맑은 물로 됩니다. '위에는 흙탕물이지만 밑에
서는 맑은 물이 나오니까 위의 흙탕물만 퍼내면 맑겠지.' 하고 자
꾸 물을 퍼내봐야 물은 맑아지지 않고 밑의 흙이 계속 일어나서
더 진한 흙탕물이 되어 버립니다.
차라리 가만히 기다리면 상황이 바뀝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
은 분명히 알기 주의깊게 조심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무턱대도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리면 오히려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어떤 때는 호황이 오고 어떤 때는 불황이 오기
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무의식이 미리 안테나를 세우고 감지하여 만들어내는 나를 보호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면밀하게 눈을 초롱초롱 굴려가면서 주의깊게 봐야합니다. 아
무리 어려운 문제라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잠깐 떨어져서 유심히
보면 꼬여있던 문제가 다시 제자리로 자리 잡혀가게 됩니다. 그렇
게 자리 잡혀갈 때 길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네 번째 음효. 예의와 절차는 검소하고 간략하면서
임금과 신하가 서로 친애하고 협력하면 마침내는 허
물이 없으리라.
여기서 임금은 다섯 번째 양효이고 신하는 네 번째 음효입니다.
다섯 번째 효는 중정을 지키고 있는 양성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
금까지와 같은 구렁텅이 속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예의와 절차는 검소하고 간략하면서" 급한 상황이라고 당황해
서 튀어나가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습한 일이 생길 때는
마음을 소박하게하여 윗사람하고 상의하여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절차가 복잡하여 창고에 불이 났는데 이것을
과장에게 보고하고, 부장에게 보고하고, 또 이사가 검토하고하여
사장에게 보고가 되면 물건은 이미 다 타고 없을 것입니다. 그래
서 급한 것은 급한 것대로 신속한 보고와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또 정상적인 것은 정상적인 절차가 이루어
지도록 해야 합니다.
"임금과 신하가 서로 친애하고 협력하면 마침내는 허물이 없으
리라." 다급한 일이 있어도 나의 마음은 항상 담담해야 합니다.
헐레벌떡 급한 마음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또 말을 해도 중요
한 사안을 빼뜨리고 말을 하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침
착하게 요점만 간략히 고위 의사결정자에게 말하면 윗사람의 신
임을 살 것이며, 상하가 서로 통하여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져 난
관은 무난히 해결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 양효. 험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험난한 상태가 극점에 이르지는 않고 나란히 이미 평
화함에 이르리라. 교만은 자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다.
"험난한 상태가 극점에 이르지는 않고 나란히 이미 평화함에
이르리라. 교만은 자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난관이 어느정도
해결이 되고 있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교만입니다. "야,
이제는 잘되고 있구나. 앞으로도 잘되겠지." 하는 기분에 빠져 있
으면 아직 고난이 끝난 것이 아니라 마지막 고비를 남기고 있기
때문에 크게 당하게 됩니다. 설사 지금이 고난의 끝무렵이기 때문
에 비록 고난이 끝나게 될지라도 마지막에 큰 피해를 입게 될 것
이며, 크게 고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정성어린 마음으로
끝까지 조심하는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 무사히 마지막 고비도 잘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여섯번째 음효. 몸이 노끈으로 묶이어 가시덩쿨에 뉘
어진다. 삼년동안 오래 흉하리라.
다섯 번째에서 교만에 빠지면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음
효이기 때문에 다시 주저 앉아 노는 것을 즐긴다면 "몸이 노끈으
로 묶이어 가시덩쿨에 뉘어진다."가 됩니다. 최고의 지위에 있으
면서 그 도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삼년동안 오래 흉하리라." 조
금 한 순간 넘겼다고 마치 해탈한 부처님같이 느긋한 마음을 갖
게 되면 그 사람은 영원히 몸이 노끈으로 묶이는 그런 절망감속
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금 잘된다고 마치 다된 것처럼
생각해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번 돈은 항상 모아두되 모아둔 돈에 미련을 자꾸 가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항상 알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내 재
산은 언제든지 잃어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걸 대비해서 오늘
움직이고, 오늘의 움직임이 내일의 보탬이 되도록 자기 만족에 머
무르지 말고, 자기 기분에 들뜨지 말고, 항상 애타하는 마음으로,
긴장감으로, 그러면서도 여유를 누리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조금
벗어났을 때 그때 더 활발히 움직여서 이 세상이 평화롭게 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홍수속안에서 밀려
내려가는 난재를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불안이 온다든가, 어려운 일이 닥친다든가
하는 것들이 바로 우리가 뚫고 나갈 장벽입니다. 그러나 상황에
빠져있는 사람은 불안이 오게 되면 하기가 싫어지고 스스로 안할
려고 문제와 자신을 차단시켜 버리고 맙니다. 어차피 한 번 시비
가 붙어야할 사람이라면 외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
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과감히
부딛혀 이를 극복해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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