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천수(水天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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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를 기다려라 』
● 기회는 자연속안에서 언제나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 그 기회를 결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 사람은 기회가 주어져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
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해서
○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막연히 앉아 있는 사람은 기회가 와
○ 도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언제 오더라도
○ 그 기회를 즉시 결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준
비를 갖추고 있는 자라야만 기회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
니다. 흔히 "운이 좋다."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그 준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닿은
것을 말합니다. 준비가 없는 자에게 "운 좋은 날"은 결실
이 없으므로 그저 평범한 날이 될 뿐입니다.
수천수(水天需)
수(需)는 기다린다는 뜻이다. 위험이 앞에 가로 놓일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할만한 여건이 완성되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한 저돌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험에 빠지
지 않고 물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는 곤란에 몸을 던지는 일이
없는 것이다. 수의 괘는 단순히 기다리고만 있는다는 뜻은 아니
다. 충분한 영양이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시기의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차 크게 발전할 모
습이다. 동요하지 않는 한결같은 의지를 지키며 기다려라. 크게
준비를 갖추어 일에 대처하며 흘러가는 흐름속안에서 순간을 잘
포작할 수 있으면 큰 강물을 건너도 순조롭게 피안에 닿을 것이
다. 오양(五陽)이 천자의 자리에 있어서 중용을 지키고 바른 위
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需, 有孚. 光亨. 貞吉. 利涉大川. 象曰, 需須也. 險在前也,
剛健而不陷, 其義不困躬矣. 需有孚, 光亨, 貞吉. 位乎天
位, 以正中也. 利涉大川, 往有功也.
주역은 우리가 음양의 기운에 관한 분명한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없으면 한편 재미
없고 무뚝뚝한 것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주역은 아주 재미있는 철학입니다. 사
업이나 장사를 해보면 어떤 날은 손님이 하나도 없어 파리만 날리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느닷없이 손님이 많이 몰아닥치는 날이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봐도 성과가 나지 않지만 어떤 날은 별로 노력은 하지 않아도 아주 쉽게 일
이 척척 잘 되어가는 날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좋은 날
은 일진이 좋은 날 또는 운이 매우 좋은 날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군자는 자고로
그런 얘기를 하는 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 기운이 흐르고 있는 흐름의 세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결코 하지 않으며, 운이 좋았다 해서 기뻐하지도 않
고 운이 나빴다 해서 실의에 빠지는 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걸 모르는 사람은 어쩌
다 재수가 좋아지면 "이게 웬 떡이냐!" "쥐구멍에도 해뜰날이 있다." 하고 촐랑대다가,
조금 잘안되면 "나는 역시 안돼."하고 실의에 빠지곤 합니다. 주역의 세계에 대해서 유
심히 잘 관찰을 하면 우리는 그 세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외부세계의 변화는 그 변화
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기운을 스스로 느낄 때 외부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데 그저 자기 식으로만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은 기운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운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직관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주역이 좋은
것을 가르쳐줘도 자기 것이 되어질 수 없습니다.
"수(需)는 기다린다는 뜻이다. 위험이 앞에 가로 놓일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
할만한 여건이 완성되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한 저돌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수(需)는 '기다린다.'라는 뜻입니다. 기다린다고 해서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역량을 충전시키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은 좋지만 그
마음만 가지고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잘하려는 마음만 앞서서 행동하면 반드시 앞에 장
애가 걸리기 마련입니다. 자기 혼자 아무리 잘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상황을 잘
살펴서 나의 잘하는 것이 상황을 통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장애는 뚫고 지나간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다려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
다. 급하게 어디 갈 일이 있어 가다보니까 앞에 홍수가 나서 물이 콸콸 넘치고 있습니다.
가야 되겠다는 강한 마음에 그냥 물 속에 뛰어 들면 급류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 때는 물살이 약해지든지, 아니면 건널 수 있는 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며 잘 살펴
야 됩니다. 즉 "건널 수 있는 방도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며 잘 살펴라. 길이 생기는 순간
그 길을 통해서 가도록 하라."는 것이 수천수가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때가 자신만만하게 무엇인가를 잘 하려고 마음먹을 때입니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
만 믿고 나아가면 반드시 매사가 장애에 걸리게 됩니다. 그때 장애를 어떻게 하면 슬기
롭게 극복해 내는가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잘 살펴서 얻어야 할 부분입니다.
기회라는 것은 잘 살필 수 있는 사람이 기다려서 얻어내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
에게는 기회가 주어져도 기회인 지를 알지 못합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주위에 건널
수 있는 배라도 있는가 살펴야 되는데, "난 빨리 가야 되는데..." 그러면서 홍수앞에서 발
만 동동 구르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기회는 자연속안에서 언제나 주어지고 있습
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결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기회가 주
어져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
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막연히 앉아 있는 사람은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언제 오더라도 그 기회를 즉시 결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준
비를 갖추고 있는 자라야만 기회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흔히 "운이 좋다."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그 준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닿은 것을 말합
니다. 준비가 없는 자에게 "운 좋은 날"은 결실이 없으므로 그저 평범한 날이 될 뿐입니다.
우리는 왜 노력을 해야 하는가? 그것은 기회가 많이 주어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평소에
100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100의 결과를 다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한 번 기회가 주어지면
최소한 10의 결실을 이루어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운 좋은 날만 믿고 평소에 둘 밖에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많이 주어져도 둘밖에 이룰 것이 없습니다. 하고
자 하는 마음만 앞서면 미처 준비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또 할 때가 되지도 않았는데 무리
하게 나아가게 됩니다. 하려고 하는 마음, 그것을 먼저 스스로 자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제가 되어지지 않으면 살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잘 될 수 없는 부분을 모르는 채로 나
가면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흔히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자기
관찰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잘났다는 것만 알고 있지 자기 못난 부분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자기 부족한 부분을 분명히 알아야지 일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할 사항이
무엇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장.단점을 모두 파악함으로써 비로서 객관적인 안목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충분한 영양이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시기의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천수]는 단순히 기다리고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충분한 영양이 갖
추어져 있으면서도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즉 장차
크게 발전할 직전에 있는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의지를 지키며 기다리는 것.
크게 준비를 갖추어 일에 대처하며, 흘러가는 흐름 속안에서 순간을 잘 포착할 수 있으면
큰 강물을 건너 피안에 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천수]는 대기만성(大器晩成)
을 뜻합니다. 이미 잘 될 수 있는 요소를 운명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갑자기 이루려 하지
말고 성실히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대상. 구름은 아직 비가 되어 대지를 적셔주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수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성숙의 시기를
기다리며 여유있는 모습으로 몸과 마음을 기른다.
象曰, 雲上於天需. 君子而飮食宴樂
수천수의 내괘는 양효가 세개로 하늘을 나타내는 양괘입니다. 그래서 안으로 매우 자신
만만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괘 또한 음효가 둘, 양효가 하나로 양괘입
니다. 내외괘가 모두 양괘이므로 자신만만하다고 무턱대고 나가다가는 큰 실수를 저지를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천수는 물의 괘 밑에 하늘의 괘가 있습니다. "하늘에
물이 떠있다." 즉 구름이 껴있는 형상입니다. 그런데 그 구름은 아직 대지를 적실만큼 발전
한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자신이 자신만만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해나가려고 하는데 구름이 끼듯 앞에 장애가 가로막고 있으므로 무턱대고
나아가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행동에 앞서서 잘 살펴라 라고 하는 것이
이 양괘가 주는 의미입니다.
첫번째 양효. 초야(草野)에 묻혀 때를 기다린다. 위험을 멀리
피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헛된 일에 마음을 쓰지 않고,
지조(志操)를 지켜간다면 허물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初九, 需于郊. 利用恒, 无咎. 象曰, 需于
郊, 不犯難行也. 利用恒, 无咎, 未失常也.
첫번째 양효입니다. 이미 나는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이제
기회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일부러 만들려 하지 말고 잘 살피며 기다
리면 주어져 오게 되어 있습니다. 기회를 만든다고 그냥 뚫고 들어가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말고 세상을 관망하면서, 세상을 공부할 때입니다. 만일 내
가 독립투사로서 거사(巨事)를 앞두고 있다면 독립투사가 아닌 것처럼 구두닦이, 식당종
업원 등 비천한 사람으로 행세하며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거사하는 것에 마음만 들떠서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때가 이르지도 않았는데 섣불리 행
동으로 옮기면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 양효. 물가에 이르렀으나 아직 물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물가의 모래둑에서 기다리고 있다. 장차 위험한 강을 건너갈 직전
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곤란을 내포한 큰 일을 앞두면 여러가지
서로 다른 이견이 일어나기 쉽고 말썽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소의
비난을 받을 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중용의 도를 지킨다면
결국은 길할 것이다.
九二, 需于沙. 小有言, 終吉. 象曰, 需于沙, 衍在中也.
雖小有言, 以終吉也.
장차 위험한 강을 건널 직전에 있습니다. 곤란을 극복해야 할 시기가 목전에 닿은 것입
니다. 두번째 양효가 다섯번째 양효와 불응(不應)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섯번째 효
가 위에 있어 더 기운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을 받을 수 있
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더욱 자신을 숨기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인내를 갖고 아직
도 때를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독립투사로서 비천한 신분으로 위장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거사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주변으로부터 의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경거망동을 삼가고 독립투사가 아닌 것처럼 철저히 위장을 해야합니다. 섣
불리 "이제는 틀렸다."며 자신을 노출시켜야 죽음밖에 갈 곳이 없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수
사망이 좁혀들어오면 더욱더 잠복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오게 되어있습니
다. 그러므로 인내를 갖고 아직도 때를 더 기다려야 합니다.
세번째 양효. 물가의 진흙속에서 물건널 것을 기다린다. 이제 위험과
직면한 것이며, 곧 도강을 결행해야할 마지막 순간에 다가선 것이다.
신중한 태도와 준비와 굳은 결의로 대결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九三, 需于泥. 致寇至. 象曰, 需于泥, 災在外也.
自我致寇. 敬愼不敗也.
이제야 말로 위험과 직면하여 곧 도강(渡江)을 결행해야 할 마지막 순간에 다가섰습니
다. 이것은 위험이 저편에서 덤벼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적에게 도전하고 있는 상황입
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신중한 태도와 철저한 준비로 대결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
다. 주역은 역순하므로 밑의 괘가 위로 올라가고 위의 괘가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
러면 밑의 괘는 땅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위로 하늘의 기운을 받아들여서 결
국은 안정한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자기가 뜻한 바는 바깥 세상에 그대로 나
타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괘는 상당히 좋은 괘입니다. 좋은 괘이지만 아직까지 미
숙하므로 자기 스스로를 함부로 급하게 나타내려 하지 말고 인내를 갖고 때를 기다리면
결국 이룰 수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세번째 정도에 이르면 벌써 상황을 살필 수 있고
강을 건너기 위해 오는 배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얼마 안있다가 곧 기회가 주어지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세번째 효는
위에 음의 기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빨려들어갈 가망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빨려들
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건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물위에 서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뜻
을 펼치려고 할 때 혹시 위험한 상황이 오게되면 얼른 일보 후퇴하여 그 자리를 구축시키
면서 위험한 상황이 변화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네번째 음효. 약한 자가 강한 자와 겨루니 타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 자기의 힘이 약한 것을 깨닫고 솔직한 마음으로 주
위의 가르침에 따른다면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六四, 需于血. 出自穴. 象曰, 需于血, 順以聽也.
네번째는 음효인데 위아래로 모두 양효가 있어 자기 기운은 약한데 앞뒤로 강한 기운
이 버티고 있어서 아직 뜻을 펼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약한 자가 강한 자와 겨루니
타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나약한 존재입니다. 나약한 사람
이 험난한 자연의 기류를 뚫고 나아갈려면 우리는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 앞에 겸손한 자세로 자연의 가르침에 주의를 집중하면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
니다. 자연은 "이만큼 참았으면 됐겠지."하는 마음이 들 때 한번 더 강한 강도로 시련을
부여합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은 건방진 마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됐다
안됐다 하고 분별을 일으키는 마음조차도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해야 되겠다라는 마음
으로 꾸준히 해나갈 때 시련은 끝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 풀리는 듯 싶었을 때 격
는 어려움은 오히려 지금까지 겪었던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잘 견뎌내야만 결실을 이룰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서 그만두게 됩니다.
이 시련을 뚫고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 하는 것은 처음에 가졌던 네 뜻이 얼마만큼 확고
부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련을 극복하는 것, 그것은 뜻이 뚫고 나가는 것이지 내가
뚫고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갖은 피박이 다 온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말고
뜻을 펴기 위해서 안으로 실력을 간직한 채 새상 속안에 그저 존재하고만 있다가 이제 그
뜻을 펼치려고 할 때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여기서 "이 세상에 이 뜻을 분명하게
뿌리를 내리겠다."고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은 그 역경을 극복해 낼 수가 있습니다. 하늘
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반드시 도와주게 되어 있습니다.
다섯번째 양효. 유유자적하게 몸과 마음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린다.
충분한 영양과 덕이 있는 자가 가장 중요한 지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길하리라.
九五, 需于酒食. 貞吉. 象曰, 酒食貞吉, 以中正也.
다섯번째 양효입니다. 이 시점까지 오는 동안은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데 이제 부터는
한 순간입니다. 뜻이 펼쳐지는 것은 순간적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만인위에 최고로 존
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에 옛날의 그 뜻을 잊어버리면 안됩
니다. 고생했을 때의 고생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섯번째 음효. 덕이 부족한 자가 최고의 지위에 있는 것과 같다.
궁지에 빠지게 된다. 부르지 아니한 세명의 손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들이면 비록 자신에
게는 과분한 지위이기는 하나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니 결국은 길할
것이다.
上六, 入于穴. 有不速之客三人來. 敬之終吉.
象曰, 不速之客來, 敬之終吉, 雖不當位.
음효이면서 최상의 지위에 있는 것은 마치 능력이 부족한 자가 최고의 지위에 있는 것
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초양(初陽), 이양(二陽), 삼양(三陽) 시절에 세웠던 그 뜻을 저
버리지 말고 그 도움을 받아들이면, 비록 자신에게는 과분한 지위이기는 하나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니 결국은 길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뜻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뜻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낮은데로 내려가야 합니다. 자기 자만에 빠져서 "나는 이
만큼 훌륭한 일을 해야 할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화려하고 금방 인정받을 수 있는 일
만 찾아다니면 결코 결실로 되어지지 않습니다. 남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 것, 천한 것, 어
려운 것들을 묵묵히 성실하게 하는 것이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이며, 뜻으로 하는 것입
니다. 모든 공덕은 하늘로 돌리고 다시 연약한 인간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주역이 역순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천수는 밑의 괘가 물이 되
어 땅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위의 괘는 하늘이 되어 결국 안정된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미숙하다는 점을 동시에 말하고 있습
니다. 미숙하므로 함부로 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 인내하면서 착실히 때를 기다리면
결국에 가서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는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
여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 미처 살피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나가기 쉬운 소질을 갖고 있습니
다. 그래서 항상 자신을 자제하며 수양에 힘쓰고 언젠가 도래할 기회를 위하여 준비를 갖추
어 나아가야 합니다. 위험한 것이 있을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할만한 여건이 완성되
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하게 저돌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위험
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천수]는 바로 이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2005. 9. 29. 유성 記..
● 기회는 자연속안에서 언제나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 그 기회를 결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 사람은 기회가 주어져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
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해서
○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막연히 앉아 있는 사람은 기회가 와
○ 도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언제 오더라도
○ 그 기회를 즉시 결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준
비를 갖추고 있는 자라야만 기회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
니다. 흔히 "운이 좋다."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그 준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닿은
것을 말합니다. 준비가 없는 자에게 "운 좋은 날"은 결실
이 없으므로 그저 평범한 날이 될 뿐입니다.
수천수(水天需)
수(需)는 기다린다는 뜻이다. 위험이 앞에 가로 놓일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할만한 여건이 완성되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한 저돌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험에 빠지
지 않고 물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는 곤란에 몸을 던지는 일이
없는 것이다. 수의 괘는 단순히 기다리고만 있는다는 뜻은 아니
다. 충분한 영양이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시기의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차 크게 발전할 모
습이다. 동요하지 않는 한결같은 의지를 지키며 기다려라. 크게
준비를 갖추어 일에 대처하며 흘러가는 흐름속안에서 순간을 잘
포작할 수 있으면 큰 강물을 건너도 순조롭게 피안에 닿을 것이
다. 오양(五陽)이 천자의 자리에 있어서 중용을 지키고 바른 위
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需, 有孚. 光亨. 貞吉. 利涉大川. 象曰, 需須也. 險在前也,
剛健而不陷, 其義不困躬矣. 需有孚, 光亨, 貞吉. 位乎天
位, 以正中也. 利涉大川, 往有功也.
주역은 우리가 음양의 기운에 관한 분명한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없으면 한편 재미
없고 무뚝뚝한 것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주역은 아주 재미있는 철학입니다. 사
업이나 장사를 해보면 어떤 날은 손님이 하나도 없어 파리만 날리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느닷없이 손님이 많이 몰아닥치는 날이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봐도 성과가 나지 않지만 어떤 날은 별로 노력은 하지 않아도 아주 쉽게 일
이 척척 잘 되어가는 날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좋은 날
은 일진이 좋은 날 또는 운이 매우 좋은 날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군자는 자고로
그런 얘기를 하는 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 기운이 흐르고 있는 흐름의 세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결코 하지 않으며, 운이 좋았다 해서 기뻐하지도 않
고 운이 나빴다 해서 실의에 빠지는 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걸 모르는 사람은 어쩌
다 재수가 좋아지면 "이게 웬 떡이냐!" "쥐구멍에도 해뜰날이 있다." 하고 촐랑대다가,
조금 잘안되면 "나는 역시 안돼."하고 실의에 빠지곤 합니다. 주역의 세계에 대해서 유
심히 잘 관찰을 하면 우리는 그 세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외부세계의 변화는 그 변화
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기운을 스스로 느낄 때 외부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데 그저 자기 식으로만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은 기운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운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직관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주역이 좋은
것을 가르쳐줘도 자기 것이 되어질 수 없습니다.
"수(需)는 기다린다는 뜻이다. 위험이 앞에 가로 놓일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
할만한 여건이 완성되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한 저돌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수(需)는 '기다린다.'라는 뜻입니다. 기다린다고 해서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역량을 충전시키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은 좋지만 그
마음만 가지고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잘하려는 마음만 앞서서 행동하면 반드시 앞에 장
애가 걸리기 마련입니다. 자기 혼자 아무리 잘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상황을 잘
살펴서 나의 잘하는 것이 상황을 통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장애는 뚫고 지나간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다려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
다. 급하게 어디 갈 일이 있어 가다보니까 앞에 홍수가 나서 물이 콸콸 넘치고 있습니다.
가야 되겠다는 강한 마음에 그냥 물 속에 뛰어 들면 급류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 때는 물살이 약해지든지, 아니면 건널 수 있는 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며 잘 살펴
야 됩니다. 즉 "건널 수 있는 방도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며 잘 살펴라. 길이 생기는 순간
그 길을 통해서 가도록 하라."는 것이 수천수가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때가 자신만만하게 무엇인가를 잘 하려고 마음먹을 때입니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
만 믿고 나아가면 반드시 매사가 장애에 걸리게 됩니다. 그때 장애를 어떻게 하면 슬기
롭게 극복해 내는가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잘 살펴서 얻어야 할 부분입니다.
기회라는 것은 잘 살필 수 있는 사람이 기다려서 얻어내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
에게는 기회가 주어져도 기회인 지를 알지 못합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주위에 건널
수 있는 배라도 있는가 살펴야 되는데, "난 빨리 가야 되는데..." 그러면서 홍수앞에서 발
만 동동 구르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기회는 자연속안에서 언제나 주어지고 있습
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결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기회가 주
어져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
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막연히 앉아 있는 사람은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언제 오더라도 그 기회를 즉시 결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준
비를 갖추고 있는 자라야만 기회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흔히 "운이 좋다."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 그 준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닿은 것을 말합
니다. 준비가 없는 자에게 "운 좋은 날"은 결실이 없으므로 그저 평범한 날이 될 뿐입니다.
우리는 왜 노력을 해야 하는가? 그것은 기회가 많이 주어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평소에
100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100의 결과를 다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한 번 기회가 주어지면
최소한 10의 결실을 이루어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운 좋은 날만 믿고 평소에 둘 밖에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많이 주어져도 둘밖에 이룰 것이 없습니다. 하고
자 하는 마음만 앞서면 미처 준비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또 할 때가 되지도 않았는데 무리
하게 나아가게 됩니다. 하려고 하는 마음, 그것을 먼저 스스로 자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제가 되어지지 않으면 살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잘 될 수 없는 부분을 모르는 채로 나
가면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흔히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자기
관찰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잘났다는 것만 알고 있지 자기 못난 부분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자기 부족한 부분을 분명히 알아야지 일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할 사항이
무엇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장.단점을 모두 파악함으로써 비로서 객관적인 안목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충분한 영양이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시기의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천수]는 단순히 기다리고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충분한 영양이 갖
추어져 있으면서도 완전한 성숙을 기다리는 성실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즉 장차
크게 발전할 직전에 있는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의지를 지키며 기다리는 것.
크게 준비를 갖추어 일에 대처하며, 흘러가는 흐름 속안에서 순간을 잘 포착할 수 있으면
큰 강물을 건너 피안에 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천수]는 대기만성(大器晩成)
을 뜻합니다. 이미 잘 될 수 있는 요소를 운명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갑자기 이루려 하지
말고 성실히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대상. 구름은 아직 비가 되어 대지를 적셔주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수의 괘상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성숙의 시기를
기다리며 여유있는 모습으로 몸과 마음을 기른다.
象曰, 雲上於天需. 君子而飮食宴樂
수천수의 내괘는 양효가 세개로 하늘을 나타내는 양괘입니다. 그래서 안으로 매우 자신
만만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괘 또한 음효가 둘, 양효가 하나로 양괘입
니다. 내외괘가 모두 양괘이므로 자신만만하다고 무턱대고 나가다가는 큰 실수를 저지를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천수는 물의 괘 밑에 하늘의 괘가 있습니다. "하늘에
물이 떠있다." 즉 구름이 껴있는 형상입니다. 그런데 그 구름은 아직 대지를 적실만큼 발전
한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자신이 자신만만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해나가려고 하는데 구름이 끼듯 앞에 장애가 가로막고 있으므로 무턱대고
나아가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행동에 앞서서 잘 살펴라 라고 하는 것이
이 양괘가 주는 의미입니다.
첫번째 양효. 초야(草野)에 묻혀 때를 기다린다. 위험을 멀리
피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헛된 일에 마음을 쓰지 않고,
지조(志操)를 지켜간다면 허물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初九, 需于郊. 利用恒, 无咎. 象曰, 需于
郊, 不犯難行也. 利用恒, 无咎, 未失常也.
첫번째 양효입니다. 이미 나는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이제
기회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일부러 만들려 하지 말고 잘 살피며 기다
리면 주어져 오게 되어 있습니다. 기회를 만든다고 그냥 뚫고 들어가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말고 세상을 관망하면서, 세상을 공부할 때입니다. 만일 내
가 독립투사로서 거사(巨事)를 앞두고 있다면 독립투사가 아닌 것처럼 구두닦이, 식당종
업원 등 비천한 사람으로 행세하며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거사하는 것에 마음만 들떠서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때가 이르지도 않았는데 섣불리 행
동으로 옮기면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 양효. 물가에 이르렀으나 아직 물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물가의 모래둑에서 기다리고 있다. 장차 위험한 강을 건너갈 직전
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곤란을 내포한 큰 일을 앞두면 여러가지
서로 다른 이견이 일어나기 쉽고 말썽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소의
비난을 받을 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중용의 도를 지킨다면
결국은 길할 것이다.
九二, 需于沙. 小有言, 終吉. 象曰, 需于沙, 衍在中也.
雖小有言, 以終吉也.
장차 위험한 강을 건널 직전에 있습니다. 곤란을 극복해야 할 시기가 목전에 닿은 것입
니다. 두번째 양효가 다섯번째 양효와 불응(不應)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섯번째 효
가 위에 있어 더 기운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을 받을 수 있
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더욱 자신을 숨기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인내를 갖고 아직
도 때를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독립투사로서 비천한 신분으로 위장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거사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주변으로부터 의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경거망동을 삼가고 독립투사가 아닌 것처럼 철저히 위장을 해야합니다. 섣
불리 "이제는 틀렸다."며 자신을 노출시켜야 죽음밖에 갈 곳이 없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수
사망이 좁혀들어오면 더욱더 잠복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오게 되어있습니
다. 그러므로 인내를 갖고 아직도 때를 더 기다려야 합니다.
세번째 양효. 물가의 진흙속에서 물건널 것을 기다린다. 이제 위험과
직면한 것이며, 곧 도강을 결행해야할 마지막 순간에 다가선 것이다.
신중한 태도와 준비와 굳은 결의로 대결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九三, 需于泥. 致寇至. 象曰, 需于泥, 災在外也.
自我致寇. 敬愼不敗也.
이제야 말로 위험과 직면하여 곧 도강(渡江)을 결행해야 할 마지막 순간에 다가섰습니
다. 이것은 위험이 저편에서 덤벼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적에게 도전하고 있는 상황입
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신중한 태도와 철저한 준비로 대결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
다. 주역은 역순하므로 밑의 괘가 위로 올라가고 위의 괘가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
러면 밑의 괘는 땅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위로 하늘의 기운을 받아들여서 결
국은 안정한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자기가 뜻한 바는 바깥 세상에 그대로 나
타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괘는 상당히 좋은 괘입니다. 좋은 괘이지만 아직까지 미
숙하므로 자기 스스로를 함부로 급하게 나타내려 하지 말고 인내를 갖고 때를 기다리면
결국 이룰 수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세번째 정도에 이르면 벌써 상황을 살필 수 있고
강을 건너기 위해 오는 배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얼마 안있다가 곧 기회가 주어지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세번째 효는
위에 음의 기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빨려들어갈 가망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빨려들
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건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물위에 서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뜻
을 펼치려고 할 때 혹시 위험한 상황이 오게되면 얼른 일보 후퇴하여 그 자리를 구축시키
면서 위험한 상황이 변화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네번째 음효. 약한 자가 강한 자와 겨루니 타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 자기의 힘이 약한 것을 깨닫고 솔직한 마음으로 주
위의 가르침에 따른다면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六四, 需于血. 出自穴. 象曰, 需于血, 順以聽也.
네번째는 음효인데 위아래로 모두 양효가 있어 자기 기운은 약한데 앞뒤로 강한 기운
이 버티고 있어서 아직 뜻을 펼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약한 자가 강한 자와 겨루니
타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나약한 존재입니다. 나약한 사람
이 험난한 자연의 기류를 뚫고 나아갈려면 우리는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 앞에 겸손한 자세로 자연의 가르침에 주의를 집중하면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
니다. 자연은 "이만큼 참았으면 됐겠지."하는 마음이 들 때 한번 더 강한 강도로 시련을
부여합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은 건방진 마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됐다
안됐다 하고 분별을 일으키는 마음조차도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해야 되겠다라는 마음
으로 꾸준히 해나갈 때 시련은 끝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 풀리는 듯 싶었을 때 격
는 어려움은 오히려 지금까지 겪었던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잘 견뎌내야만 결실을 이룰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서 그만두게 됩니다.
이 시련을 뚫고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 하는 것은 처음에 가졌던 네 뜻이 얼마만큼 확고
부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시련을 극복하는 것, 그것은 뜻이 뚫고 나가는 것이지 내가
뚫고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갖은 피박이 다 온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말고
뜻을 펴기 위해서 안으로 실력을 간직한 채 새상 속안에 그저 존재하고만 있다가 이제 그
뜻을 펼치려고 할 때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여기서 "이 세상에 이 뜻을 분명하게
뿌리를 내리겠다."고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은 그 역경을 극복해 낼 수가 있습니다. 하늘
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반드시 도와주게 되어 있습니다.
다섯번째 양효. 유유자적하게 몸과 마음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린다.
충분한 영양과 덕이 있는 자가 가장 중요한 지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길하리라.
九五, 需于酒食. 貞吉. 象曰, 酒食貞吉, 以中正也.
다섯번째 양효입니다. 이 시점까지 오는 동안은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데 이제 부터는
한 순간입니다. 뜻이 펼쳐지는 것은 순간적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만인위에 최고로 존
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에 옛날의 그 뜻을 잊어버리면 안됩
니다. 고생했을 때의 고생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섯번째 음효. 덕이 부족한 자가 최고의 지위에 있는 것과 같다.
궁지에 빠지게 된다. 부르지 아니한 세명의 손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들이면 비록 자신에
게는 과분한 지위이기는 하나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니 결국은 길할
것이다.
上六, 入于穴. 有不速之客三人來. 敬之終吉.
象曰, 不速之客來, 敬之終吉, 雖不當位.
음효이면서 최상의 지위에 있는 것은 마치 능력이 부족한 자가 최고의 지위에 있는 것
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초양(初陽), 이양(二陽), 삼양(三陽) 시절에 세웠던 그 뜻을 저
버리지 말고 그 도움을 받아들이면, 비록 자신에게는 과분한 지위이기는 하나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니 결국은 길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뜻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뜻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낮은데로 내려가야 합니다. 자기 자만에 빠져서 "나는 이
만큼 훌륭한 일을 해야 할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화려하고 금방 인정받을 수 있는 일
만 찾아다니면 결코 결실로 되어지지 않습니다. 남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 것, 천한 것, 어
려운 것들을 묵묵히 성실하게 하는 것이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이며, 뜻으로 하는 것입
니다. 모든 공덕은 하늘로 돌리고 다시 연약한 인간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주역이 역순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천수는 밑의 괘가 물이 되
어 땅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위의 괘는 하늘이 되어 결국 안정된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미숙하다는 점을 동시에 말하고 있습
니다. 미숙하므로 함부로 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 인내하면서 착실히 때를 기다리면
결국에 가서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는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
여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 미처 살피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나가기 쉬운 소질을 갖고 있습니
다. 그래서 항상 자신을 자제하며 수양에 힘쓰고 언젠가 도래할 기회를 위하여 준비를 갖추
어 나아가야 합니다. 위험한 것이 있을 때 훌륭한 사람은 이것을 극복할만한 여건이 완성되
기까지 때를 기다리며 결코 무모하게 저돌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위험
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천수]는 바로 이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2005. 9. 29. 유성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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